또 다시 ‘사상의학 논의’에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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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사상의학 논의’에 덧붙여
  • 승인 2013.12.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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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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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욱 승
경기 용정경희한의원 원장
10월에 실린 시평에 대해서 감사하게도 동무학회에서 글을 보내주셨다. 또한 그전에 김기왕 교수께서 언급을 해주셨다. 신문의 글이 다시 재논의되는 게 참 드문 현실에서 참 감사한 일이다. 필자는 임상에서 사상의학을 활용하고 있지만 전공자도 아니고 임상경험도 일천해서 동무학회의 글에 재반론을 하기에 많이 모자란다. 그러나 사상의학이 더 발전해서 한국 한의학의 발전과 전세계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사실 ‘사상체질의학회’에서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좀 더 생산적인 논쟁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학회의 의견을 받지 못했는데 이 지면을 빌려 동무학회의 내용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주길 부탁드린다.

동무학회의 반론 중 ‘체질감별의 단계별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하셔서 생각해보니 이게 2011년 6월 시평에 실린 글이라 다시 언급을 하지 않았던 점 사과드린다. 단계별이란 기간별을 의미한다. 환자를 처음 보고 검사(四診과 설문지 등등)를 통해 1차적으로 의사가 판단하는 체질 감별, 그리고 치료기간 중 침치료나 약물치료의 반응을 보고 판단하는 체질 감별, 장기간에 걸쳐서 체질을 확정하는 체질 감별, 이렇게 3단계로 나눠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아직 진단방법이 확실하지 않는 이상 이런 식으로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계발해야 한다. 약물치료도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판단할 건지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 진찰 방법이 다르고 치료방법은 달라도 어느 정도 합의할만한 기준선을 정하자는 말이다. 체질을 확정하는 방법도 정해야할 사안인데 이 한의원 다르고 저 한의원 다르다는 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궁여지책으로 이런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체질 감별을 받았던 환자들이 있으면 의료기관별 정보공유 노력을 더 들이고 진료기록이나 치료기록을 공유할 필요가 있으며 처음부터 무턱대고 자기의 진찰결과를 주장하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체질이 확실하다고 판정된다면 그것은 혈액형만큼이나 가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공유하는 방법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음식문제는 솔직히 말하기 싫을 정도로 심각하다. 일례로 「새로운 사상의학」책에서도 구판과 개정판내에서 체질별 음식 배속이 몇 가지 달라진 게 있다. 역시 체질별 음식판정이 참으로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요즘 엄청나게 광고하고 있는 한의사 모씨의 항암식품 관련 서적을 보면 「새로운 사상의학」 신판과 비교할 때 일치율이 70%를 넘지 않는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더 엉터리 정보가 많다. 사상체질에 관심 있는 일반인 또는 같은 한의사라도 조금만 정보를 검색해보면 ‘이거 다 엉망진창이다’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사상체질 그 자체라기보다는 간편하게 건강관리 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체질관련 정보는 오히려 해가 될 소지가 크다. 공인된 학회와 기관에서 체질별 음식 판별하는 방법을 만들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병리 현상에 대해서 김기왕 교수님이 언급을 해주셨는데 이게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면 참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라 짧은 임상경험이지만 필자의 생각을 말해보겠다. 진찰을 할 때 복진, 목 주위와 골반주위통증, 척추주위통증을 상당히 자세히 살펴보는데 그러면서 어느 정도 경향성을 느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체질별로 임파 조직의 반응이 다르다는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어떤 체질이든 목이나 기관지 주위 임파 조직은 붓는다. 그런데 그 반응부위가 상당히 넓은 경우가 있고 굉장히 제한적인 경우도 있는데 그 강도는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태양인 순이다. 한마디로 ‘체질이 다르면 임파 조직의 반응이 다를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현재 임상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쓰고 있는 가정이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 체질판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필자가 다 이해하진 못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한의학이 아닌가? 김기왕 교수님은 한의학이 해체되는 수순이라고 하셨지만 분명 한의학이론이 새롭게 발전할 여지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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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왕 2013-12-12 08:26:47
간혹 볼 수 있는 동문서답식 논쟁이 아니라 지적된 점에 대한 제대로 답변이 제시되어 좋았습니다. '병리'가 어떤 것을 말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제 의문도 해소되었습니다. 이 지면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사상의학에 대해 더 깊이있는 발전적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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