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한의사 정창운의 ‘해외 한방 암 치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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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한의사 정창운의 ‘해외 한방 암 치료’ <14>
  • 승인 2013.11.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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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운

정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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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암 치료 현황

연재의 대부분을 일본에서의 한방 항암 치료의 실제에 대해서 논의해보았지만, 이에 대해 “이론은 좋다만, 그것이 임상에서 정말 사용이 되고 있는지, 일부 소수 의사들만의 독자적인 의료를 확장해석해서 옮긴 것은 아닌지” 라고 생각하는 독자분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이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일본에서는 한약을 처방하는 의사는 전체 의사의 90% 이상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한방생약제약협회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의사 6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11년 현재 한약을 처방하고 있는 의사는 89%로 2008년의 84%에 비해 증가하였고, 한약처방경험이 전혀 없는 의사는 3%에 불과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일본의 의료정보 포털의 조사에서도 2012년 의사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유사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이에 90% 이상의 의사들이 한방치료에 관심을 갖고 한약을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 치료 영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어 있다. 일본에서 이뤄진 두 건의 의사 대상 설문조사 연구는 암 영역에서도 한방치료가 보편화되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 설문(Ito et al., 2012)은 일본 국내 거점 암 치료센터에서 암 환자를 진료하는 900여 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로, 92.4%의사들이 한약처방을 하고 있었으며, 이들 중 73.5%는 직접 암 환자에 대해 투약을 시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였다. 여기에서 23.1%의 의사들은 한약이 종양의 증식 억제와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다른 조사(Iwase et al., 2012)에서는 암 환자에 대한 완화의료를 담당하는 549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암 관련 증상에는 64.3%의 의사가, 감각저하·저림 등의 증상에는 49.5%의 의사가 한약을 처방하는 등 암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에 대해 최소 30% 이상 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고 있었음을 보였다.

앞서의 내용들은 단순히 교과서나 책 속의 내용만이 아니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과연 국내의 현황은 어떠한지 돌이켜 보게 만드는 부분이다.

그러나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은 이들 일본의 의사들은 외과 혹은 내과 계열에서 전문적인 수련을 거치고 다년의 진료를 통해 암 환자에 대한 충분한 경험에 기반하여 한약을 투여하고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단지 기사나 교과서를 통해 소개된 한 두줄만 가지고 섣불리 한방항암치료 진료 간판을 다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못한 일이다. 특히 한의계 일각에서 ‘완치’라는 식으로 환자를 현혹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로 인해 한방 치료 전반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무엇보다 증상을 개선시키는 치료에서조차 환자를 멀어지게 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게 만드는 행위이다.

좋아질 수 있는 환자를 가만히 두는 것이야말로 의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진료인데, 이를 자행하는 것이 바로 한의사라면, 그리고 그곳이 한방 암치료의 대표격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시급한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며, 이 역시 2만 한의사 모두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고쳐지지 않는 문제일 것이다. 실제로 한의계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양의계가 시정을 요구하는 모습이 되고 있다면, 이는 한의사의 전문성을 크게 훼손시키는 사례로 비춰질 것이 분명하다.

정 창 운

근거중심의 한방진료확립에
관심이 많은 초보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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