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09 「經驗類聚」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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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09 「經驗類聚」 ③
  • 승인 2013.11.1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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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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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虎처럼 나는 山僧, 威靈仙 신화

권중에는 服威靈仙法이 실려 있는데, 위령선과 牛膝을 함께 가루 내어 蜜丸하여 복용하거나 가루약을 술에 타서 먹는다. 이 때 장부의 허실을 따져보아 우슬의 양을 加減하여 적용한다고 했다. 이 방법에는 醫案도 실려 있다. 어느 절에 스님이 각기병으로 몹시 고생하였는데, 이 약을 먹고 반 년 만에 다 나아 재발하지 않았다. 또 다른 어떤 스님은 매일 이 약을 잘게 잘라 입으로 씹어서 먹었는데, 높은 산을 날아오르듯이 뛰어다녔다고 전한다.

◇「外臺秘要」

 

 


다만 이 약은 차를 禁하는데, 皁角과 槐芽를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꺼내어 차를 만들 듯이 덖어서 차 대신 마신다고 하였다. 이 방법은 造草茶法에 의거하여 만들거나 「外臺秘要」에 나오는 代茶飮子方을 합해서 먹어도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반드시 眞品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령인데, 첫째 맛이 엄청 쓰고, 둘째 색깔이 시커멓고, 셋째 약해서 잘 부러지고 질기지 않아야 하며, 넷째 부러질 때 胡黃蓮처럼 미세한 먼지가 일어야 하며, 다섯째 부러진 단면에 구관조 눈이라고 부르는 흑백의 무리[暈]가 있어야만 한다. 위령선은 한반도가 특산인 약재이니 의약 경험과 감별법 또한 여기서 비롯된 것이리라.

권미에는 아마 작성자가 직접 경험한 것을 적은 것으로 보이는 행초체의 경험방이 별도로 기록되어 있다. 대부분 상한과 잡병에 대한 경험들이다. 몇몇은 간혹 지금도 써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일례로 老少간의 상한에 허증으로 약제를 먹이기 어려운 경우, 黃栗 20개를 달여 먹이고 살짝 땀을 내면 곧바로 낫는다고 하였다. 또 여러 가지 상한증에 기름을 빼고 난 깻묵 찌꺼기[脂麻取油滓, 卽목]를 주먹크기로 뭉쳐 몇 덩이를 진하게 달여 단번에 마시게 하고 조금 땀을 내면 곧바로 차도를 볼 수 있으니 癍疹이나 麻疹의 初證에도 이렇게 하면 더욱 좋다고 하였다.

또 이 방법은 인후종통으로 인해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경우에도 쓸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물 2사발을 붓고 1사발 정도로 달인 다음 한꺼번에 먹지 말고 서서히 마시는 게 요령이다. 역시 조금 땀을 내게 하는데, 몇 차례 반복하면 신기하게 낫는다. 한편 나이나 병증을 가리지 않고 몸이 허약한데 열증으로 蔘料나 補劑를 먹이기 어려운 경우, 질 좋은 水白桔梗을 구해 좁쌀죽을 쑤어 먹이면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였다. 「동의보감」탕액편 俗方에 요즘 사람들이 도라지를 나물로 만들어 사철 내내 오래 두고 먹는다고 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 무렵부터 도라지를 밭에서 길러 食用으로 常食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목과 겨드랑이까지 번진 나력증에는 게 껍질 속에 꿀을 채워 넣고 삭인 후 그 즙액을 환부에 바르는 방법이 나와 있다. 치루증에도 역시 게의 알[蟹卵]과 꿀을 버무려 찧어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동의보감」에도 여러 군데에 걸쳐 게를 약용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등장하지만 위에서 말한 그런 용법은 나와 있지 않아 민간에서 전해진 경험방으로 여겨진다.

衄血이 오랫동안 그치지 않거나 평소 身熱이 있어 갑자기 코피가 쏟아져 아무런 약도 듣지 않는 경우에 神法이 있다. 넓은 종이 1장을 8번 혹은 10번을 접어 물속에 적셔 머리맡에 올려놓고 뜨거운 다리미[熨斗]로 지지는데, 한 꺼풀이나 두 꺼풀 종이가 마를 때까지 하면 곧바로 낫는다고 하였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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