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계의 패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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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계의 패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 승인 2013.11.0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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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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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제국의 미래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이후 중국은 경기가 둔화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장기불황의 늪에서 벗어나고자 애를 쓰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에이미 추아 著
이순희 譯
비아북 刊

근간에 읽은 조정래의 ‘정글만리’에서 현재 중국인들이 어떻게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고, 과거에 누렸던 세계 패권을 찾아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에이미 추아는 ‘제국의 미래’에서 미국이 패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양대 강국인 중국과 미국 어느 쪽이 미래 패권을 차지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명기 명지대 교수가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 우리 민족은 패권국의 틈바구니에서 강대국들이 경쟁하거나 권력이 크게 전환되는 시점에 열강에 의한 전쟁으로 고통 받았기 때문이다.

‘제국의 미래’에서 에이미 추아는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녀는 과거 세계 역사상 제국을 이룬 페르시아, 로마, 몽고, 당,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등의 국가를 분석하고 승망의 원인을 찾았다.

과연 제국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을까?

저자는 강대국이 다른 나라와의 전쟁으로 국가를 넓혀 가는데 가장 중요한 조건을 관용이라고 하였다. 정복지의 종교와 문화, 관습을 인정하고 인종차별하지 않는 것을 관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마제국에서는 유용하다는 판단이 서기만 하면 다른 민족의 전통과 지식, 관습을 받아들였고, 인종차별이 없어 아프리카 사람들도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로마제국의 쇠퇴기에는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기독교 외의 종교를 탄압하는 불관용 정책을 폈었다.

예외적으로 독일과 일본은 관용이 없었기 때문에 제국을 건설하는데 실패하였다고 주장한다. 독일과 일본의 민족우월주의로 인한 식민지 반발로 인해서 지배를 오래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유럽에서 불관용으로 차별받던 이민자들이 모여들어 미국이란 나라를 형성하였다. 그들은 관용 속에서 종교의 자유를 누렸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도 실시하였다. 그렇지만 1960년대 이후 차별을 없애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인도,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의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며 강대국으로 성장하였고 지금은 전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계속 패권국으로 중국의 위협에 맞서려면 관용과 여러 민족을 아우르는 접착제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글을 마무리 하고 있다.

저자의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역사 소설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흥미진진하였다. 이 책의 저자 에이미 추아는 중국계 미국인 2세로 미국의 관용정책의 수혜를 받은 사람이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이 패권국가로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술을 한 느낌이다. 갈수록 보수화 되고 민족주의가 확산되는 세계 정치 지형에서 미국이 관용 정책을 유지하여 우수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관용이 있다면 제국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관용에 의해 지배받은 민족은 지배민족과 평등하게 대접을 받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역사 속에서 관용을 계속 실천한 나라는 없다. 결국 불관용으로 차별을 하게 되고 제국은 망하게 된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암시하고 있다.

우리 의료계에서 양방의학은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들어 왔다. 관용 없이 민족의학 말살정책을 폈기 때문에 한의학은 위기를 넘어 어렵게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양방의료계에도 관용이란 없다. 오히려 한의학에 대한 이해 없이 차별하는 불관용만 존재할 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러한 제국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조만간 우리 한의계가 관용으로 의료계를 접수하길 기대해본다. (값 2만5000원)

정유옹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 사암은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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