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한의학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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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 한의학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2)
  • 승인 2013.08.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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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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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미 덕 경희한의원 원장
송 미 덕
경희한의원 원장
앞서 한의학의 대외적인 홍보는, 새로이 제시되는 의료와 생활정보를 한국한의학의 원리로 해석해내는 한의사, 최신의 연구발표를 적절히 인용하여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한의학임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매일 마주치는 진료실 내에서 환자와의 상담시간에, 진료하는 동안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한의학 홍보는 어때야 할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이전처럼 구전, 가전으로 내려오는 비방을 찾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들이 체계화된 교육을 받고 기초와 임상에 포진해 있는 한국 한의학이 제도에 밀려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 또한 애석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 우리의 자존감은 어떻게 복구되고 확립되어야 할까?

(2) 진료실 내에서의 한의학 홍보
요즘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이 증상은 한의원에 가야할 것 같아서’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온다. 이미 의료보험으로 검진은 보편화 되어있고, 질환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한의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정보로 화면이 넘쳐난다. 이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고, 주변 아는 사람들의 조언으로 한의원을 골라서 방문하게 된다. 인정에 이끌리거나, 오래된 한의원, 또는 대학의 한방병원만을 선호하는 형태는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한의사는 당연히 주증상 만을 목표로 치료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의사는 긴 시간 환자와 상담을 한다. 지금 이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과, 개개인의 증상의 특징을 세심하게 묻고 많은 정보를 차트에 기록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한의사들에게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점은, 환자가 말하는 증상군이 어떤 예후를 나타내는 질환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방을 찾기에 목표를 두고 진료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배운 지식을 다 꿰어 쓰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환자는 한의사가 상담을 많이 해준다고만 생각한다.

학생 때부터 ‘관’을 가지라는 선배들의 조언과 함께, 이러한 풍토에서 정규교육에서 배운 질환과 질병에 대한 생각은 무시되기 일쑤이고, 자칫하면 ‘감’만 가지고 진료하게 되어 한의사는 자신의 손 끝 만으로 병리를 추론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결국 환자는 증상과 병리검사결과와 다른 차원의 얘기를 듣고 한의사의 진단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또한 가끔은 여기가 병원인지 점집인지 신기해 한다.
한의사가 의료인이라서 신뢰받을 수 있는 점은 무엇이어야 할까?

필자는 진료하는 모든 한의사에게, 환자가 말해주는 모든 정보에 객관적으로 접근하고 해석하는 역량을 기르기를 권하고 싶다. 정규교육에서 배우지 못한 부분은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현재까지 알려진 질환군에 대해서 경과예후 뿐 아니라, 시행되는 양방치료법과 그 득실까지 정식으로 발표된 내용을 숙지해야한다. 그리고 자신의 한의학적인 관점을 세우는데 참고해야 한다.

그 이후 어느 접점에서 한방치료가 의미 있고, 어떻게 관리해나가야 하는 질환과 증상인지 환자와 공감해야한다. 또한 각자 질병 이전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개인적인 alarm sign을 한의학적으로 관찰할 방법을 일러주고, 그들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도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진료의 질적인 진실에 더 근접한 한의사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듯이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는 불편한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같은 생각을 하도록 일대일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는 점잖게 맥만 잡고, 환자가 알아듣지 못하는 기혈음양으로만 이해시킬 수 없다. 구조와 기능의 양측을 고려하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 그 이면에 변하고 있는 본질, 개별성을 강조한 한의학적 설명을 곁들여서 한의학적 관점의 건강관, 질병관을 통해 우리는 어떤 식으로 환자에게 병식을 심어주고, 치료와 건강관리에 참여하도록 하고, 예방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어야 하는지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그 기본에는, 질환군에 대한 한의학의 인식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사용하고 있는 KCD코드의 예를 보더라도 제도적인 편입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긴 하지만, 한의학적 통합적 사고만 익숙한 우리에게, 구조적이고 세밀화된 병명이 어떻게 연결돼야 앞으로 한의학적인 치료법을 연결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고래의 의서의 서문에는 환자를 진료함에 부귀영화를 생각하지 말도록, 아무쪼록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건강개선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도록 경고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의 제도라면, 앞으로 한의원의 진료형태는 의료보험에서 보장하는 정도만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다니는 곳과, 양방치료개념으로 접근이 어려워서 또는 양약을 쓰고 싶지 않은 환자들에게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는 곳 등 양극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더 적극적인 질환관리로써 한의학의 존재의미를 살리지 않으면, 보험에 편입될 부분도 더 늘지 않고 상병명이 근골격계질환에만 머물 수 있다.

또 한 가지, 홍보의 독이 되는 부분 - 지나친 자신만의 독특한 치료법에 대한 홍보는 또한 전체 한의사의 자존감을 상하게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스스로 당당해지고 그 이후 알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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