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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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그리스 로마 신화」
  • 승인 2013.01.3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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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근

신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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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게 써내려간 그리스 로마 신화

토머스 불핀치 著
박경미 譯
혜원 출판사 刊
토머스 불핀치(1796~1867)는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유명 건축가인 찰스 불핀치의 아들로 태어나 1814년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잠시 교직에 머물다 보스톤 머천트 은행에 입사하여 평생을 근무했다. 이 책 외에 ‘원탁의 기사’, ‘샤를마뉴 황제의 전설’ 등의 작품이 있다.

원제는 ‘Age of Fable(전설의 시대)’이다. 그리스 신화는 기원전 3~4세기에 걸쳐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유럽 여러 지역에 전하던 갖가지 불가사의한 설화와 전설을 총칭한다. 수많은 작가들의 여러 작품들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접근하기 불편했던 어려움을 딛고 대중화에 성공했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인간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 여신은 헤라클레스가 요람에 있을 때 두 마리의 뱀을 보내 죽이려 했으나 갓난아이는 오히려 그 뱀을 목 졸라 죽였다. 헤라는 간계로 헤라클레스를 에우리스테우스의 부하가 되게 하고, 에우리스테우스는 불가능한 일을 연달아 명령한다. 이른바 ‘헤라클레스의 12가지 모험’이다. ‘트로이 전쟁’은 지혜의 여신 ‘아테나(미네르바)’의 지혜롭지 못한 생각에서 시작한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헤라’ 및 ‘아프로디테(미의 여신)’와의 경쟁이 발전하여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졌다. 트로이 전쟁과 그 이후 이야기는 작가 호메로스의 대작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의 장편 서사시로 태어난다.

‘에코(메아리)’는 신과 인간의 사이인 님프(요정)이다. 어느 날 님프들과 희롱하는 제우스를 찾는 헤라를 붙들고 지껄이며 님프들이 달아나는 것을 돕다 헤라의 저주를 받는다. “나를 속인 그 혀는 사람들이 한 말을 되풀이 하는 데만 써라, 절대로 먼저 네 말을 못한다.”

어느 날 숲 속에서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를 보고 사랑을 느껴 고백하려 했으나 좌절하고 몹시 부끄러워 숨는다. 동굴이나 깊은 산 속 절벽에 살며 슬픔으로 여위어 마침내 살이 모두 없어졌다. 그녀의 뼈는 바위로 변하고 목소리만 남게 되었다.

냉혹한 나르키소스는 다른 님프들의 사랑도 모두 거절한다. 이에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의 저주를 복수의 여신께 간구하고 받아들여진다. 사냥에 지치고 목마른 나르키소스는 은처럼 빛나는 샘으로 다가가 물을 마시려다 물 속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사랑을 고백하고 나서 안으려 하거나 키스하려면 사라지는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면서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의 혼령이 저승의 강을 건널 때 물 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림자를 잡으려다 배에서 떨어졌다. 그 자리에서는 ‘수선화(나르키소스)’ 꽃이 피어났다.

수많은 신들과 요정, 인간들의 끊임없는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오늘 날의 모든 서양문화의 근저에는 이 이야기들이 있다. 음악, 미술, 시, 소설, 조각, 심지어 최첨단의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할리우드의 수많은 영화 등에도 녹아 있다.

십여 년 전 중국의 항주와 소주 지역을 여행을 하며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 그 곳은 몇 번이나 읽은 ‘사기’, ‘동주열국지’와 소설 ‘월왕구천’ 등의 무대였다. 2000여 년 후의 한 객이 아니라 마치 그 당시의 한 사람이 되어 꿈처럼 그 곳의 몇몇 순간과 장소를 몸과 마음으로 흠뻑 적시었다.

이 책도 여러 번을 읽고 유럽의 이곳저곳을 느껴보기를 다시 소망한다. (값 1만 9000원)

신 홍 근 / 마포구 평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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