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자본주의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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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자본주의 민주주의
  • 승인 2003.06.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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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아직도 인간다운 것, 정의로운 것, 도덕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모든 가치 지향들은 유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족주의, 예의범절, 도덕정치, 이 모든 것들은 유교적 가치이면서 한국사람의 가치다. 조선이 표방한 유교의 이념은 한국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쟁점이 되었다가 최근 국회에 법안제출이 된 호주제 같은 경우도 유림과 여성계간의 끊임없는 논쟁이 제기되었던 문제다. 그리고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무엇보다도 유교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유교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다”는 저자의 소신을 반증하고 있는 예라고 밝히고 있다.

유교는 한국인들의 관념 속에 자리잡고 있는 추상적인 사상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부닥치고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며, 특히 한국의 유교는 관습과 타성, 당위의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기에 더욱 강력하고 뿌리가 깊다고 밝히고 있다.

그 때문에 한국인은 누구나가 유교의 전문가 못지 않은 유교적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이로 말미암아 유교를 논하는데 있어서 학문성과 객관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유교는 어떻게 해서든지 극복해야 하는 것, 아니면 어떻게 해서든지 유지해야하는, 양보와 절충이 불가능한 이데올로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현재의 주류사상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와의 관계속에서 생각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 작업을 통해서 다음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수입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우리 상황과 정서에 맞게 창조적으로 고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고, 두번째 목표는 유교와 자본주의, 민주주의간의 역학관계를 연구하는 작업이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유교화 시키는 작업, 또 유교를 보편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구에서 동아시아의 경제발전, 정치적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아시아 발전모델론(유교 자본주의론)’과 ‘아시아적 가치론’의 신봉자다. 그는 지 난 97년 여름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아래 들어가기 바로 직전 계간지 ‘전통과 현대’의 창간을 주도하면서 국내학계에 유교와 전통에 대한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저자는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 발전모델론과 아시아적 가치론이 비판받고 ‘신보수주의’와 ‘미국적 가치’가 유일 대안으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교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 속에서 재해석해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저자가 지난 3년간 발표해 온 7편의 글이 실려 있다.

강 현 호(부산 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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