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평행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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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평행우주
  • 승인 2012.07.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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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근

신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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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리학이 놀이공원으로 놀러나왔다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 刊
“인간의 경험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신비’이다. 신비는 예술과 과학의 진정한 모태이다. 확실함만을 추구하는 과학자는 결코 우주를 맑은 눈으로 바라 볼 수 없다.” - 아인슈타인
“모든 사물이 존재하는 것은 그것을 봐주는 관측자가 있기 때문이다.” - 버클리

미치오 카쿠는 뉴욕시립대 물리학과의 석좌교수로 「비전」 「아인슈타인을 넘어서」 「초공간」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이 책은 우주론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을 위해 썼으며 라디오와 TV프로그램 등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우주론(Cosmology)은 우주의 탄생과 진화, 미래 등 우주의 전반적인 특성을 연구한다.
초보적이고 고전적 우주관의 첫 번째 혁명은 1600년대 망원경의 발명과 함께 했다. 갈릴레오는 관측 자료를 통해 경이와 숭배의 우주를 과학적 탐구대상으로 전환시켰고, 뉴턴은 자신이 발견한 운동법칙을 우주에 적용하여 천체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서술했다.

20세기에 제작된 초대형 천체 망원경은 우주론의 제2혁명기를 열었다.
1920년대 에드윈 허블은 모든 은하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우주가 정적 평형상태를 영원히 유지하고 있다는 역사 깊은 가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어 아인슈타인이 등장하여 시공간이 선형적으로 평평하지 않고 역동적으로 휘어져 있다는 상대성이론으로 우주와 그 기원을 설명한다.

21세기에 들어와 진행 중인 우주론의 제3혁명으로 신뢰할 만한 관측 자료를 통해 우주의 나이와 구성성분, 우주의 궁극적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는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 평행우주론은 이런 발전 과정에 나타난 이론이다.
양자역학은 “아무리 기이하고 터무니없는 사건이라 해도, 확률이 제로가 아닌 이상 반드시 일어난다”는 아이디어에 기초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이 어딘가 다른 우주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CD 등에 있는 전자들은 규칙적으로 사라졌다가 다른 장소에 나타나곤 한다. 만일 전자가 두 개의 장소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면 현대문명은 당장 와해될 것이고 우리 몸의 분자들도 무너진다. 하나의 전자가 이곳저곳에 동시에 존재하면서 미시세계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면 우주도 그럴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확장한다면 우리 우주와 같은 우주, 같은 태양계, 같은 지구도 무수히 존재할 수 있고, 또 다른 우리 그리고 또 다른 나도 무수히 존재할 수 있다는 황당한 가능성까지 나아간다.

양자적 우주에서는 나와 똑같은 인간이 무수히 많은 우주에서 살아가고 있다.
양자론에 의하면 모든 물체는 ‘누군가 자신을 관측해주기 전까지는’ 모든 가능한 상태가 중첩되어 있는 희한한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우주는 거대한 기계나 구조물이 아니라 비이원적인 거대한 의식의 흐름으로 해석된다.

한편 혼란스럽지만 새로운 통찰과 아이디어, 영감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독자를 어떤 결론이나 종착역에 이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문과 출발선에 서게 한다. 더위를 이기는 독서삼매로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값 2만 4천 9백 원)

신 홍 근 / 평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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