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 한의학 교육의 목표가 한의약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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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한의학 교육의 목표가 한의약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 승인 2012.05.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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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효

김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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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 효
올해 초 한의사협회에서 ‘100년을 여는 한의약 혁명’이란 구호를 내세웠던 전국한의사대회를 떠올린다.
전국한의사대회 이후 더욱 중요한 점은 한의약 비전이 단순한 말로만 하는 선언이 되지 않도록 한의협을 비롯해 한의계는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한의약 비전의 성공적인 달성은 한의협 뿐만 아니라 한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도 공동의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한의대와 한의전을 차례로 언급해 볼 때 각 대학이 이룩한 대표적인 업적 또는 브랜드 가치는 무엇일까? 아마도 한의학 관련학과가 해당 대학교를 대표하고 있다는 점과 입학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로 구성되어있다는 몇몇 사례를 들고나면, 해당 학교에 대한 대표적인 업적과 브랜드를 표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과거 80~90년대만 해도 한의대와 한의사에 대한 이미지는 사회·경제적 신분상승과 관련해 평가받은 점이 적지 않다.
그런 점 때문인지 당시 한의대의 설립과 운영에서 특성화와 대표 브랜드가치의 추구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지 않을까. 나아가 당시 한의대들이 갖고 있던 장점과 특성이 우리나라의 급속한 변화와 발전과정에서 21세기 현대사회에 잘 부합되지 못하는 의미로 퇴색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한편, 9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국제화 속에 의료서비스는 보완대체의학을 필두로 통합의학이란 흐름이 선진국을 통해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영향은 한의학과 서양의학 각각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오며 양분하고 있던 의료환경에 크나큰 변화를 야기하여 왔다.
달리 비유해보면 예전엔 어느 한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음식문화가 있었다면, 이제는 전국의 어느 곳을 가나 비슷한 맛과 음식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외 단일생활권으로 광역화되어 가는 현실 속에서 고전적인 한의약에 대한 가치관과 수요 역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렇듯 한국사회의 광속도처럼 느껴지는 변화와 새로운 요구 속에 한의대가 어떠한 교육적 브랜드와 가치로 나아가야 하는지가 한의약 비전의 성패를 가늠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그럼 전국에 있는 한의대와 전문대학원은 각자의 브랜드와 특성화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먼저 그 시작은 각 교육기관이 내세우는 교육목표에 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과 관련된 한의대의 교육목표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길 바란다. 한편 한의학 교육목표에 따라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움직여 나가고 있는지를 돌이켜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가 전국 12개 교육기관의 교육목표를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한의학의 교육목표가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 덕성과 지성, 지역과 인류를 위한 공동체 등 각자 이상적인 동양적 가치관을 물씬 품어내고 있음을 보았다. 만약 이와 같은 교육목표가 그대로 잘 실현된다면 미래 한의사의 역할은 시대의 패러다임의 주역으로 존재할지 모르는 아름다운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해 한의대의 교육과 평가는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 그러는 사이 ‘일차 진료’가 한의사의 기본역할임을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에서 등한시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이상과 현실의 벽 때문에 목표는 그럴 뿐이라는 식으로 과거로부터 관행과 가치관에 묶여 한의학 교육목표를 망각하고 현재를 그대로 수용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7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한의학교육평가인증 및 인정제도는 한의학교육이 어떻게 정립되고 발전하게 되는가의 첫 평가 작업이 될 것이다. 그와 함께 최근 한의사 내부에 불고 있는 크고 작은 사교육의 문제점을 보면서 한의과대학의 공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순기능과 역할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

이제 한의대 및 한전원은 한의사가 어떠한 의료인의 모습과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가를 정리하고 제시해야 할 차례인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한의협이 채택한 비전과 부합하는 한의약 보편성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각 대학이 추구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특성화된 목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목표에 따른 인력양성을 실제로 진행하고 성과를 도출하여 평가받아야 한다.

10여년 뒤 우리 모두가 한의학 교육기관을 언급할 때 쉽게 연상되는 대학의 성과, 특성화와 브랜드가치가 존재할 것이라 기대하고 싶다. 그것으로부터 한의약의 비전이 달성되고 한의사를 향한 국내외 많은 환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진료를 담당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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