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Nature」誌에 소개된 아시아 전통의학(1)
상태바
특집-「Nature」誌에 소개된 아시아 전통의학(1)
  • 승인 2012.02.23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창업

김창업

mjmedi@http://


시스템 과학의 발달이 한의약 인식의 전환 가져와

2011년 12월 「Nature」誌에는 한의학 관련 특집 기사 총 13편이 실렸다. 이들 기사는 단순히 한의학의 기존 과학적 연구 성과를 평가하거나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동서양 의학의 융합에 관한 주제부터 한약을 이용한 신약개발의 현황과 제도적 문제, 특허권,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이번 기사들에서 「네이처」지는 “한의학은, 한의학의 특징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되어야 하며, 한의학에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논조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앞으로 총 13차례에 걸쳐 「네이처」지에 소개된 내용을 요약하고, 각 내용과 관련된 분야의 한의계 전문가의 코멘트나 기고 등을 게재함으로써 보다 많은 한의학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한의학의 가치와 발전가능성을 일깨우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NATURE OUTLOOK - TRADITIONAL ASIAN MEDICINE(아시아 전통의학)
2. TCM - Made in China(전통중의학)
3. Where West meets East(서양과 동양이 만나는 곳)
4. All systems go(시스템 과학과 한의학)
5. That healthy gut feeling(장내 미생물과 한의학)
6. Modernization-One step at a time(현대화 - 한 번에 한 걸음씩)
7. Protecting China's national treasure(중국의 국보 보호)
8. Modern TCM - Enter the clinic(현대 전통중의학-진료실에 들어 가 보다)
9. Will the sun set on Kampo?(일본 전통한방의료는 저물 것인가?)
10. Herbal dangers(한약의 위험성)
11. Herbal medicine rule book(藥典)
12. The clinical trial barriers(임상연구의 장애물)
13. Endangered and in demand(멸종위기와 수요)

NATURE OUTLOOK-TRADITIONAL ASIAN MEDICINE(아시아 전통의학) 요약

과학의 역사와 함께 해온 잡지에 아시아 전통의학이란 주제를 처음 논의하게 되었을 때 너무 신비주의적이고(mystical) 의사과학적(pseudoscientific)인 듯해 회의적이었지만, 약간의 조사만으로도 이 주제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전통의학을 현대화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노력뿐만 아니라 서양의학 역시 동양의학의 관점을 수용하고 있었다.

특히 현대의학은 어떤 질환이 하나의 원인으로 환원되고 분리되어 치료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다르고 있다. 건강상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종종 전신적인 불균형(system-wide imbalance)을 유발하는 많은 작고 미묘한 변화들과 관계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통의학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전통의학의 맞춤의학적 특성은 약물효과 연구의 표준(gold standard)인 무작위 대조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극히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현대의학이 생물학적, 유전학적 지표(biological, genetic marker)를 이용하여 맞춤의학의 형태로 발전함에 따라 의도치 않게 전통의학을 보다 잘 시험할 수 있는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시아 전통의학에는 훌륭한 결과를 담보할 고유의 특수한 특징이 존재한다. 과학의 목적은 각각의 주장을 활발히 검토하고 의사과학과 의학의 옥석 속에서 옥을 찾아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시스템 과학과 한의학

“한의학은, 한의학의 특징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되어야 하며, 한의학에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논조는 한의학을 기존의 환원과학적 패러다임으로만 재단하지 말고, 맞춤 의학적이고 전일적인 특·장점을 살려 연구할 때 그 진정한 가치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과 권위의 서양과학잡지가 ‘한증(寒症)과 열증(熱症)으로 변증’하고, ‘군신좌사(君臣佐使)의 방제원칙’을 활용하기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복합 한약물의 유효성분을 파악하고 분리·정제함으로써 한의약을 이해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그들이 이렇게 달라진 태도를 보이게 된 데에는 21세기 들어 폭발적으로 발전, 팽창하고 있는 다양한 시스템 과학(systems science)의 성공이 그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생물학(systems biology), 생물 정보학(bio informatics), 시스템 의학(systems medicine), 네트워크 생물학(network biology), 네트워크 약리학(network pharmacology) 등등….
생명과학(biomedical science) 분야에만 국한하여도 이렇게 다양한 이름의 다양한 분야들과 관련되는 이 새로운 융합과학의 흐름은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세기 중반, 혹은 초반까지도 올라갈 수 있겠지만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지금과 같이 큰 기대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대략 21세기 전후부터이다.

왓슨과 크릭의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 그리고 이어지는 유전학, 분자생물학의 화려한 발전이 과학을 지배하던 20세기,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려는 시도들은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분야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이 대용량 정보획득 기술(high throughput technology)과 컴퓨터의 정보처리능력, 수리통계학적 분석기술의 발달, 그리고 수많은 구슬을 실로 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반성과 요구가 합쳐져 21세기 들어 현재까지 폭발적인 발전과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의생명과학 분야에서의 현재 분위기는 그야말로 ‘대세’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런 흐름은 한의학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꾸어놓고 있다. 이번 「네이처」誌의 기사가 그러한 예이다. 시스템 과학과 한의학은 놀라울 정도로 일치된 철학을 갖고 있으며, 때문에 한의학 연구의 수단으로도(현존하는 과학적 연구방법론으로서) 최적의 방법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업
서울대 의대 생리학교실 박사과정
한의사

<알림>
앞으로 13주간 ‘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기사를 ‘네이쳐 아시아 전통의학 특집기사’로 대신합니다. 번역본 전문은 한의쉼터 논문자료실에 올리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