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너는 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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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너는 펫
  • 승인 2011.11.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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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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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울수록 짜릿해진다

‘겨울연가’를 필두로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외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한류’라는 단어가 대중문화의 화두로 자리매김한지도 어언 10년 정도가 되었다. 그 후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한류는 K-POP을 중심으로 이제는 일본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면서 2011년 ‘신 한류’의 시대를 열고 있다. 그 중 배우 장근석은 배용준 이후 일본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 스타로서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셔플댄스를 추는 등 그만의 4차원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로인해 이번에 개봉되는 영화 ‘너는 펫’에 대한 관심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감독 : 김병곤
출연 : 김하늘, 장근석
커리어우먼 은이(김하늘)는 국제부 기자에서 패션지 에디터로 발령이 난다. 그러나 너무 잘난 여자는 부담스럽다며 애인에게까지 차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까칠할대로 까칠해진 은이 앞에 애처로운 모습으로 상자에 담긴 인호(장근석)가 발견된다. 인호는 마치 길 잃은 강아지 마냥 안식처를 구하며 은이의 충실한 펫 모모가 되겠다며 막무가내 애교로 혼을 빼놓는다. 그 후 주인과 펫의 관계가 되어 행복한 동거 생활을 해나가던 두 사람 앞에 어느 날 은이의 첫사랑이 나타나면서 위기가 찾아온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각색한 ‘너는 펫’은 원작을 본적이 없는 관객들도 영화를 즐기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며, 장근석의 마니아라면 너무 좋을만한 장근석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만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는 영화이다. 또한 일에는 완벽하지만 연애에는 서툰 두 얼굴의 삶을 살고 있는 여주인공을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한 알파걸의 모습을 그리며 주인인 여성과 펫이 된 남성이라는 독특한 영화적 소재가 어느 정도 납득될 수도 있다.
그러나 ‘펫(pet)’이라는 단어가 애완동물을 뜻하기에 다양한 연령층과 남성들에게는 거부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현재 남성연대는 ‘너는 펫’ 상영금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너는 펫’은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누어질 수도 있지만 예상외로 손발이 오글거리는 장면보다는 두 주인공들의 알콩달콩하고 깨알 같은 재미를 통해 관객들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현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한 번쯤 꿈꿔 봤을만한 이러한 판타지가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의 정서상 받아들여지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의 흥행성적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내년 1월 일본 개봉 후 흥행성적은 어느 정도 될 것인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점점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에 옆구리가 허전한 여성들에게는 오랜만에 달콤한 연애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영화이자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이 변화되었음을 알려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너는 펫’에서 여성과 남성의 위치가 서로 바뀌었다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논란들이 일어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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