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인코그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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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인코그니토」
  • 승인 2011.09.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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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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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근원적 실마리 제공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이 말은 힘들어할 때 위로가 된다. 그런데 일상에서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해놓고 못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나도 모르게 나온 말로 인해 후회나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어떤 실수를 해놓고선 내가 그때 정말 왜 그랬을까? 하고 의아해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는 내 안에 나를 움직이는 또 다른 누군가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고민한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진짜인가? 인간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가? 에 대해 저자는 내 머릿속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가장 쉬우면서 흥미진진하게 풀이해준다. 실제 사례들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기 위한 근원적인 실마리를 제시해주며,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허술하면서 치밀한지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인코그니토(incognito)는 ‘익명의, 자기 신분을 숨긴’이라는 의미다. 살아가면서 살의에 가까운 적개심을 느낄 때가 있다. 그 순간 당신 얼굴은 사이코패스와 비슷하다. 무엇이 이렇게 만드는가? 가끔은 나는 누구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익명자는 당신 안에서 당신을 움직이는 진정한 당신이다. 나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또 다른 나’의 존재를 상징한다. 패스트푸드나 흡연이 몸에 안 좋은데도 끊지 못했던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는 내면을 지배하는 ‘익명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나를 지배하는 뇌에 관심을 갖는다. 즉 1.4kg인 뇌의 무게에 무한한 능력과 뇌에서 비롯된 인간의 행동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평소에 우리가 내렸던 판단이나 행동 선택들이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뇌는 감각이라는 실시간 데이터와 과거 경험을 토대로 추측하여 주변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믿지 말라고 한다.

예를 들면, 집중력을 발휘해서 배우고 익혔던 것은 한참동안 하지 않았는데도 나중에 하면 바로 예전처럼 하는 경우를 경험한다. 이는 몸이나 손이 아니라 뇌가 과거경험을 토대로 추측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가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전제조건만 따지면 인간의 의식은 의미가 없는가? 무의식적인 행동이라고 말하는 뇌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추측한 일은 의식적으로 계획한 일이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복잡한 뇌를 탐험하면서 내부를 모니터하는 정서시스템과 외부를 모니터하는 이성시스템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는데 두 시스템은 자연선택에 의해 이미 최적화되어 있다고 한다. 균형이 잡히지 않는 어떤 사람이 있다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신경과학자이면서 뇌과학, 신경학, 진화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등 자전거 타기에서 총기난사까지, 취중진담에서 경제위기까지 인간의 다양한 행동을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다채롭고 흥미롭게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익명자’의 정체를 파헤쳐나간다.

 이 책은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데 근원적인 실마리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인 행동을 규명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타인의 행동양식이나 심리를 파악하고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4kg의 뇌라는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심오하고 경이롭다. 내 속에 존재하는 다른 나를 뇌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낙엽은 떨어질 채비를 하고 가을이 절정으로 향하고 있는 전환점에서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독서에 빠져보면 어떨까? 
(값 1만 5천원)

김진돈 / 송파구 운제당 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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