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전통문양에 나타나는 상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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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전통문양에 나타나는 상징성
  • 승인 2003.04.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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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사다리, 宇宙木.
현실세계 이외 이상세계에도 의미부여.

조형미술의 3요소라 일컬어지는 형태·문양·색채는 시각적인 대상으로서 미적 추구에 앞서 상징성이 뚜렷하게 반영되어 왔다.

인간은 사물을 바라볼 때 나름대로의 철학적 사유관에 따라 의미를 부여하는 습성이 있다. 특히 우리 조상들의 우주에 대한 사유관은 매우 심오했다. 둥근 것은 하늘의 상징이며, 네모진 것은 땅의 상징이었다. 또 하늘과 땅의 중간은 팔각형으로 표현되었다.

게다가 12각이나 그 이상의 다각형으로 된 바퀴는 빛을 내는 태양의 상징으로 표시되었다. 인도에서는 이를 赤蓮花로 태양의 표상으로 삼았고, 靑蓮花로 달의 표상으로 삼았다. 말하자면 바퀴모양은 대체로 태양·우주·세계의 상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농경생활을 하면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일찍부터 '해'와 '달'의 움직임과 기상의 변화에 관심이 컸다. 그리고 하늘의 고마움을 존경하고 하늘의 뜻에 따라서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며, 자신의 몸가짐을 올바르게 하려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온갖 우주만물에는 각기 독특한 의미가 있고 나름대로 쓸모가 있다고 믿었다. 또한 현실세계 이외의 이상세계에도 관심이 높았다. 즉 천상의 신들이 지상으로 오르내릴 때, 또는 인간이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오를 때 어떤 것을 이용하였을까도 생각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을 宇宙木이라 일컬었다. 우주의 나무라는 것은 우리 나라 檀君神話에서의 神檀樹를 생각하게 한다. 또 불가에서는 석가가 도를 깨달은 나무, 菩提樹나 중국 전설에 동쪽 바다 속의 해가 뜨는 곳에 있다는 상상의 나무인 扶桑木 역시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임금이 집무하는 궁전의 옥좌 뒤에는 병풍이 둘러쳐져 있는데, 푸른 하늘에는 양쪽에 해와 달이 높이 떠 있고, 높고 낮은 다섯 개의 산봉우리가 펼쳐져 있으며, 그 양 쪽에 키가 큰 소나무가 서 있는데 그 아래 거세게 출렁이는 파도를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주만물이 만들어지고 자라는데 근본이 되는 다섯 가지 기운을 나타낸 것이다.

해 산 돌 물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 등 10가지 생물을 지칭하는 십장생은 '오래 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십장생 무늬는 민화 자수 나전칠기 도자기 목공예 철제은입사 등공예품 등에서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궁궐의 꽃담장이나 일반 서민의 꽃담장 등 건축물에서도 간혹 나타나고 있다.

또한 오래 살기를 바라는 '장생'의 의미는 민속신앙으로 이어진다. 시골길을 가다보면 마을 어귀에 도깨비 모양을 하고 서 있는 나무조각품을 볼 수 있다. 바로 장승인데, 외부로부터 마을을 지키려는 수호신의 역할을 한 '장승'의 어원은 오래산다는 의미의 장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옛 건축물에서 보여지는 다리는 마치 무지개 모양으로 둥글고 높이 솟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바로 무지개를 나타낸 것인데, 무지개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민속학자들은 전설로 내려오는 인간세상의 사람인 견우와 하늘 세계의 사람인 직녀가 칠월 칠석에 만날 때 까마귀가 만든 다리, '오작교'도 이러한 모양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즉 무지개를 감각 세계로부터 초현실적 세계로 넘어가는 길을 용이하게 만들어주는 빛의 다리로 인식한 것이다.

이밖에도 전통문양에 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대표적인 문양은 호랑이 도깨비 용 구름 태극무늬 등이 있는데, 나름대로의 독특한 상징성을 함유하고 있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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