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그늘지고 고단한 단면에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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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그늘지고 고단한 단면에 관심 가져야…
  • 승인 2010.12.0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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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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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 성남 의료생활협동조합 우리한의원장

민중과 함께하는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보람을 찾는다는 박재만 한의사.

사회공동체 안에서의 한의사 역할

의료, 건강, 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함께하는 조직으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근거해 만든 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이 있다. 의료생협은 현재 100여 곳으로 전국 곳곳에 분포돼 있지만, 설립부터 개원·운영까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돼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고작 10여 군데에 불과하다. 그 중 ‘성남 의료생협’은 2008년 지역주민 1000여명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설립,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올해 1월에는 ‘우리한의원’을 개원해 지역주민 모두가 주인으로서 공동으로 소유·운영하며 지역 보건 의료의 1차적 기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성남 의료생협은 투명한 운영만큼이나 지역주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나아가 건강한 마을 만들기에 앞장서는 의료인의 역할 역시 돋보인다. 조합원이자 믿을 수 있는 주치의로서 지역주민들과 만나고 있는 박재만 원장(38)을 만나보았다.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따뜻한 주치의

“요즘 양방이든 한방이든 어떠한 의료기관이든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포화상태죠. 그 만큼 서로 경쟁을 펼치다보니 간혹 지나친 영리추구로 이어지게 됩니다. 결국 과잉진료나 부당청구 등 의료의 주체는 환자가 아닌 의사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생협의 경우 조합원과 지역민이 의료의 주체가 돼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운영되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뢰가 두터워집니다.”

 박 원장은 의료생협이 지역주민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의료기관이다보니 재정적으로 힘들다고 한다. 특히 아직은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영 부분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적자임에도 원래 목적을 흐려서는 안 됩니다. 현재는 안정화가 우선이고 수익이 나면 지역주민들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게 당연하겠죠”

박 원장은 의료생협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간혹 있는데, 이는 영리목적으로 개설된 의료생협이 많이 생긴 데서 기인한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단속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10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표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시행규칙’ 전부개정령에 의해 의료생협 소속 의료기관의 비조합원 진료가 가능해졌는데, 개정 전후로 일부 의료기관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사실 그 지역주민이라면 조합원 비조합원 구별 없이 진료를 해야 마땅하다”며 “그동안 법적인 제재를 두었던 것 역시 바로 영리를 추구하는 의료생협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주민들의 주치의를 표방한 만큼 꼭 진료실 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건강한 지역사회만들기에 앞장서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박 원장은 근무시간 외에도 매달 성남 의료생협에서 진행되는 건강강좌와 저소득층 건강검진 등에 열정적이다. 석 달 전부터는 의료봉사에도 나서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지역 내의 외국인노동자, 노인·아동 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진료를 보고 있으며, 또한 성매매여성의 자활치료를 돕기도 한다.

민중들과 함께하는 의사로 거듭나길…

박 원장은 “성남 의료생협에서 일하며 얻는 보람도 크지만, 2006년부터 활동해온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을 통해서도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찾고 있다”며 한의사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2006년 창립한 길벗은 현재 한의사 70여명과 한의대생 10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박 원장은 길벗이 창립하던 1기부터 4기까지 회장직을 맡았다. 요즘 주된 활동을 묻자 그는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현장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하루 400포 정도 탕약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박 원장은 사회의 그늘지고 고단한 단면을 관심있게 바라보며, 또 그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며 서로간의 공동체를 이루어가려는 마음을 내비쳤다.

“한의계의 울타리가 너무 좁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연대활동을 통해 타 집단과의 교류가 많아졌으면 해요. 폭넓은 시각과 다양한 관계가 어찌보면 사회 공동체 안에서 한의사로서의 주체를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럼으로써 한방의료가 민중의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신은주 기자

박재만 원장의 칭찬릴레이 추천 순천에 계시는 윤성현 들풀한의원장님을 추천하고 싶다. 용산철거민사건 등의 현장의료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봉사에 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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