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43] 朝鮮常識問答續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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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43] 朝鮮常識問答續編
  • 승인 2003.04.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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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堂이 알리는 의학문화 상식

그림설명-의학편이 실린 『조선상식문답속편』과 본문

崔南善은 조선의 민족문화 전반에 걸쳐 폭넓은 상식을 소개했던 전편(『朝鮮常識問答』)이 예상 밖의 호응을 얻게 되자 1947년 학술·문예 방면의 고급문화 지식을 따로 모아 續編을 펴내게 된다.

11장 과학 부문에 수록된 의학편에는 조선의 原始醫學, 삼국시대 의술의 개략, 통일신라시대의 의학, 고려시대의 의학, 李氏朝鮮의 의학, 서양의학의 전래, 牛痘傳通한 徑路, 조선의 獸醫, 法醫學과 서책의 9개 소주제로 나누어 짤막한 의학사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풀어놓았다.

먼저 원시의학에서는 桓雄이 神市를 열어 인간세상을 다스릴 때 제3조목이 병 다스림(主病)이었음을 들어 이것을 조선의학의 시발점으로 보았다.

또 단군신화에서 熊女에게 쑥과 마늘을 靈藥으로 사용하였고, 아울러 『素問』 異法方宜論에 실려 있는 폄石東方起源說을 들어 우리 의학의 기원이 오래 되었음을 말하였다.

삼국시대 의학에서는 『周書』百濟傳을 근거로 중국 南朝와의 교류설을 제시하면서 장중경 『傷寒論』, 왕숙화 『脈經』, 도홍경의 『名醫別錄』을 중심으로 중국의학과 근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또 왜왕을 왕진한 신라의 金武, 難波醫師의 시조가 된 고구려 의사 德來, 일본의 요청으로 파견된 百濟人 醫博士 王有陵陀 일행 등 일본으로의 의학전파 사실을 소개하였다. 아울러 통일신라 시기에 대해서는 『三國遺事』에 등장하는 忠談 스님의 향가 ‘讚耆婆郞歌’, 또 新羅法師方에 들어있는 佛說呪를 예로 들어 인도의학의 영향이 배인 불교의학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하지만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도 않은 채 唐의 의학제도를 그대로 옮겨온 것쯤 될 것이라고 짐작해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한편 고려시대의 의학은 어떠했습니까? 라는 질문에 비슷한 시기 『朝鮮醫學史及疾病史』나 『韓國醫學史』에서 唐宋의 술법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의학제도 측면에서 태조 13(930)년 西京에 학교를 둘 때 醫業이 있었고, 광종 9년 과거법을 시행한 이후 醫와 卜이 전문분과로 자리 잡았으며 『素問』, 『甲乙』, 『本草』, 『明堂』, 『脈經』, 『難經』, 『灸經』에 대하여 經文과 義理를 시험하였다.

또 呪금師 試取에 『脈經』, 『劉涓子方』, 『小經瘡疽論』, 『明堂經』, 『大經針經』, 『本草經』이 들어 있음을 보아 의약이 크게 진흥되었음을 주장하였다.

이씨조선의 의학에 있어서는 의료행정의 측면에서 크게 확충되었음을 강조하고 『鄕藥濟生集成方』과 『新增鄕藥集成方』으로 대표되는 향약연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였다.
또 동양의학 최대의 類書로 평가받는 『의방유취』의 간행과 연혁, 그리고 『동의보감』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의학서 편찬의 맥락을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소개하였다.

특히 이러한 의서가 일종의 편집물일 뿐 그 독창성을 인정하지 않는 일부 견해에 대해 ‘述而不作하는 가운데 간명하게 집약시킨 창조력을 알아보지 못한 것’임을 지적하였다.

특별히 “고종조 이제마가 독특한 考驗으로써 사람의 체질이 네 가지 異型으로 나뉘어 醫理藥效가 서로 같지 않음을 발명하여 四象이라 이름하고…… 이는 실로 朝鮮醫學 掉尾의 光芒이라”고 한 대목은 당시로선 상당히 주목할 만한 논점이다.

한편 全有亨의 해부 사실과 五臟圖의 작성, 정약용의 우두방 소개, 천주교의 전파에 따른 서양의학설의 유입 사실을 추정하면서 특기할 만한 것으로 꼽았으나 역시 서구의학이 전래되면서 조선의학이 개명하게 되었다는 식의 발전사관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서양의학 전래에 대해 별항의 문답을 설정해 놓았는데, 李瀷의 『성호사설』 ‘西國醫’에서 『主制群徵』의 생리론을 소개한 것이 서의설이 나타난 시초라고 제시하였다.
또 하나 관심을 끄는 점은 1900년 廣濟院으로 개칭된 병원이 유일한 관립병원이었다는 구절로 정규 병원시설을 갖춘 최초의 한방병원 형태로 여겨진다.

이외에도 우두접종의 전래와 경로, 수의와 법의학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일종의 의학사 요약판과 같은 느낌을 주어 부담없이 읽어보기에 적당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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