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과 정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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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과 정신력
  • 승인 2010.04.2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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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철

하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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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4)
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4)- 꾀병과 정신력

2010년 배구리그도 막을 내렸다. 7차전까지 가는 챔피언 결정전은 선수들의 체력을 고갈시키고 부상도 악화시킬 수 있는 최악의 경기였을 것이다. 이 모든 걸 이겨내는 선수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사례 1: 8년 전 이란 테헤란에서 청소년 배구대회의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이란과 맞붙었다. 본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warm-up 시간에 주 공격수이자 주장이던 K선수가 공격연습을 하다가 우측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였다. 경기 시작 20분 전에. 감독과 팀닥터인 필자 모두 당황하였고, 그 선수는 결국 게임을 뛰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 선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이며 주장으로서 꼭 게임을 뛰고 싶다고 선수 대기존에서 계속 치료받기를 원하였다.

사례 2: 5년 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남자선수권대회 3, 4위전 인도와의 경기. 역시 warm-up 시간에 L선수가 감독과 함께 있는 필자에게 와서 어깨가 아파 경기를 못 뛰겠다고 했다. 감독은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였고, 그 선수는 결국 뛰지 않았다(참고로 그날이 대회 마지막 날이며, 그날까지 팀닥터인 필자에게 한 번도 어깨가 아프다고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배구선수들은 상지를 사용해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어깨의 손상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심한 경우는 수술적 처치와 재활을 해도 은퇴하고 만다. 선수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SLAP(superior labrum from anterior to posterior)이라는 병의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SLAP은 4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째 상부관절와순의 관절 쪽 경계가 손상된 경우, 둘째 상부관절와순이 관절과 골부착부에서 분리된 경우로 빈도상 가장 많은 경우이고, 셋째 상부관절와순의 관절 면 쪽 일부가 물통의 손잡이 형태로 분리되어 관절 내측으로 이동하면서 상완골두와 관절와 사이에 끼는 경우, 넷째 상부관절와순의 파열이 상완이두건 장두까지 연결되는 경우이다(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이다).

선수들이나 일반인들 모두 수술 후에 재활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때 적절한 침구치료(鍼灸治療)와 테이핑 치료를 병행하면 빠른 회복력을 볼 수 있다. 치료와 재활의 타겟은 골반대와 견관절의 stability를 증가시키고, 회전근개의 근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따라서 경혈을 이용한 침구치료 이외에 견갑하근이나 극하근에 강한 침자극을 주기도 하고, 이두근 구(溝)로 장침을 사용해서 상완이두근의 장두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

극심한 통증은 경기를 할 수 없는 아쉬움을 만들기도 하고, 경기력을 저하시키기도 하지만 위 사례 2의 경우처럼 극심한 통증을 위장한 경기 포기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서 자세는 아닌 것 같다.

하상철/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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