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절반의 성공과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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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절반의 성공과 아쉬움
  • 승인 2009.12.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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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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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한약 안전성 절반의 성공과 아쉬움

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보내온 보도자료를 읽어봤을 때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십전대보탕, 갈근탕, 쌍화탕 등 25개 한약 다빈도 처방을 탕전 후 중금속․잔류농약 등을 검사한 결과 잔류 성분이 인체에 무해할 만큼 모두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개별적으로 문제가 되는 한약재도 탕전 과정에서 중금속이 물과 분리됨으로써 안전한 탕약으로 추출된다는 것이다. 한약 안전성 문제에서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였던 한의계로서는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한의계는 탕전 후 한약의 안전성을 끊임없이 주장해 왔으나 전문가들이나 소비자들에게까지 인정 받지는 못했다. 객관적 연구결과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전례를 볼 때 한의학연구원이 탕액이 안전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점은 단기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단기적으로’ 라는 의미는 연구결과가 단순히 연구 발표나 보도에 그쳐서는 안되고 국민 인식 저변까지 “한약은 안전하다”는 대국민 홍보 및 계몽작업이 지속적으로 전개됐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런 역할까지 한의학연구원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른다. 연구원 관계자는 한정된 홍보예산도 문제이지만 양방 의사들이 선점한 메이저 신문과 방송에 한의학에 대한 긍정적 기사가 보도된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한의학연구원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의약 육성을 위해 탄생한 것 아닌가. 한약투쟁 당시 길거리로 나간 한의사들은 과학성 안전성을 담보한 한의약의 산업화,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선 전초기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끝내 쟁취한 산물이 한의학연구원이다.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란 얘기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제 아무리 좋은 연구결과도 국민이 모르면 한의학 이미지는 고양될 수 없다.

이번 한약재 안전성 연구결과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개원가는 한약재 안전성 문제가 서너 번 방송에 나온 이후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오죽하면 사석에서 개원가 불황이 거론될 때면 빠지지 않는 메뉴가 한약재 안전성을 다룬 방송들을 탓하는 일이겠는가. 이런 아픔과 고통을 알고 있다면, 한의계 식구라는 동질감이 강했더라면, 한의약계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호기를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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