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재발견! 한약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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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의 재발견! 한약의 재발견?
  • 승인 2009.12.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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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승

장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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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의 재발견! 한약의 재발견?

올해도 여러 가지 히트 상품이 생겨났지만 그 중 유독 열풍이라고 불릴만한 것은 막걸리다. 작년과 올해, 일본에서 막걸리 인기는 대단했고 우리나라에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대형마트의 주류 판매량에서 맥주 소주의 매출은 줄었지만 유독 막걸리는 증가세를 보였다. 심지어 올해는 ‘막걸리 누보’라는 상품 이벤트가 백화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 판매량도 ‘보졸레 누보’를 눌렀다고 하니 막걸리 열풍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물론 음식이나 기호품이 워낙 유행을 타기 때문에 막걸리가 새로운 주류문화로 정착할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의 전통 주류가 새롭게 각광 받고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한의계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막걸리는 잊어진 술이다. 대학가에서 황금기를 구가한 적도 있지만 1990년대를 거치면서 맥주와 소주에 밀려났고 저질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웰빙문화 덕에 일본서 먼저 각광 받은 막걸리
스토리텔링 앞세운 이미지 변신 한의계 배워야
한류 타고 약재 관련 산업 해외시장 공략해야

막걸리 열풍을 설명하는 주된 이유는 웰빙문화의 발전이다. 특히 일본에서 더 먼저 각광을 받는 것은 유의할 점이다. 막걸리는 무엇보다 발효주이다. 이미 일본은 김치 같은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 문화에 호의적이었다. 막걸리 역시 발효를 시키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졌으며, 이 때문에 더욱 인기를 얻게 되었다. 처음 일본에 진출한 막걸리는 살균막걸리였으나 최근 들어 점점 생막걸리로 바뀌는 것도 그 이유이다. 일본 전통주가 대부분 청주 위주이고 도수가 높은데 반해 막걸리는 도수도 낮아 여성들도 쉽게 먹을 수 있으며 탁주의 독특한 맛이 같은 쌀 문화권인 일본 음식문화에도 잘 어울렸다고 본다. 여기에 한류라는 문화적 이미지도 한몫 했으리라 추측한다.

두 번째는 스토리 텔링이다. 이미 와인문화로 인해서 술맛을 평가하고 제조과정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이 익숙해져 있다. 기존의 소주와 맥주가 대량생산 과정을 통해 맛이 어느 정도 일정한데 비해서 막걸리는 그렇지 않다. 막걸리는 재료에 따라서 또 숙성과정, 제조공정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 생막걸리의 경우는 완제품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숙성시키느냐에 따라서 최종적으로 맛이 달라진다.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이런 복잡하고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서 스토리 텔링할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와인의 문화가 막걸리 문화로 역수입된 형태인 것이다.

세 번째는 국가의 현안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쌀로 인한 이익이 적어지는 이중고를 맞고 있다. 앞으로 농수산물 개방은 더욱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쌀 소비를 하면서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농업 관련 산업에 목말라 있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막걸리는 이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가능성 높은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정부나 언론에서도 더욱 더 열광하고 있다.

여기서 굳이 막걸리를 말하는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막걸리의 모습이 현재 우리 한약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전체 국민의 인식을 바꾼 막걸리 시장의 모습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점이 많으면서도 선택적으로 장점을 부각시키는 경영기법, 문화와 결부되어 얘깃거리를 풍성하게 만들고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모습, 그리고 국가 산업 발전을 선도할 가능성. 한약의 재발견도 여기서 그 해법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장욱승/ 용정경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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