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한약의 상업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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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한약의 상업적 전망
  • 승인 2009.11.0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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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화

조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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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한약의 상업적 전망

발효 저분자 약재 만드는 자연현상
군신좌사 엄격히 정하면 처방 간단 

임상은 싸움판이다. 무슨 방법을 쓰든 이겨야 한다. 우리에겐 치료라는 것이 승리의 다른 말이다. 근데 양방이라는 거대한 공룡 앞에 우리는 맥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수록 속효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빨리 승부를 내야 한다. 그래야 이긴다. 약에 있어 빨리 효과를 내려면 우선 체내 이용율과 흡수율을 높여야 한다. 체내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여 흡수하는 방식의 고분자로서는 힘들다. 그러면 입자를 쪼개줘야 한다. 아니면 체내의 소화효소를 늘이든가.

내가 선택한 방식은 발효다. 발효는 간단히 말해 미생물의 효소를 써서 고분자의 사슬을 끊어 저분자로 약을 만드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안정성 문제는 독성이 아니어야 하며 처방이 정확해야 한다. 여기서 발효라는 기법보다 처방이 정확해야 한다는 원천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곧 처방의 공식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약재의 구성과 투여량을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있다.

약재들 물성 달라 발효조건 맞춰야
완벽하지 않은 발효기법 보완 필요

발효한약의 경우 군신좌사를 엄격히 정하여 4g, 3g, 2g, 1g을 쓴다. 하루 용량 10g으로 병을 다스린다. 이렇게 하면 상당히 간편해 진다. 발효한 약재를 가지고 탕이든 산이든 환이든 취향대로 쓰면 된다. 제형에 따라서 용량을 바꿀 필요는 없다. 이제까지 방식은 탕제로 할 때는 약재를 많이 쓰고 산제나 환제로 할 때는 양을 줄여 썼는데, 발효한약은 이것에 구애 받을 필요가 없다.

양을 줄여 물을 타면 차가 될 것이고, 입자크기를 조절하면 티백에 넣어 쓸 수도 있다. 이미 조직이 다 쪼개진 상태이기 때문에 우러나기도 상당히 잘 우러날 뿐더러 한약 고유의 강한 향과 맛이 상당이 줄어들어 복용하기에 큰 불편함도 없다.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발효라는 수식어 자체가 좋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지니 접근성 또한 좋다고 볼 수 있다.

이제까지는 발효를 하면 뭐가 좋다는 것에 대한 몇 가지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문제점들이다. 일단 한약을 발효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설비가 필요하고, 약재마다 물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발효의 조건을 맞추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온도, 습도, 영양 이것이 발효의 3대 조건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약재를 150종이라고 할 때 이 조건을 다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리고 발효는 반드시 고체발효여야 한다. 왜냐면 액체발효를 하게 되면 임상가마다의 색깔을 나타낼 수 없다. 약을 끓여서 미생물을 넣고 발효해서 보관하고 일일이 그 때 그 때 필요한 양을 섞어 쓰자면 아마 창고가 어마어마하게 필요할 것이다. 고체발효를 하면 현재 약 짓는 방식과 같이 하면 되고 다만 용량만 줄이면 된다. 그리고 전탕시간도 많이 줄어든다.

이것도 귀찮으면 환제로 만들어 놓고 자동포장기에 넣은 다음 바로바로 처방을 하여 포장하면 마치 약국의 시스템과 같이 돌아가게 되고 고객은 목돈을 쓰지 않고 며칠 분씩 임상가의 색깔이 듬뿍 담긴 한약을 받아 복용할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 발효기법 등 몇 가지를 빼고는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발효한약이다.

조철화/ 이도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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