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어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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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어디에요?
  • 승인 2003.03.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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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색다른 해석

감독·프루트 챈 / 주연·장혁, 조인성, 아베 츠요시

한국 영화사가 기획·투자하고, 챈 감독 등 홍콩의 스탭들이 뭉쳐 만들어낸 영화로 지난 59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업스트림’부분의 특별상을 수상해 그 실체가 더욱 궁금한 영화.

상도 상이지만, 제목부터 수상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 사실이다. 꼭 필요한 곳임에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공간. 지금이야 초호화 인테리어로 장식돼 왠지 앉아있기 미안한 고급화장실까지 나와 있는 판이지만, 그 숨겨진 공간이 내포하는 이미지까지 고급스러워진 것은 단연코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전세계 6개 도시의 화장실을 비추며, 이 곳에서 젊은이들이 좌절하고 희망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이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화장실에서 배설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화면을 쫓아 차가운 뉴욕의 공중화장실에서부터 서 있는 벽은 모두 화장실인 인도, 옆칸이 뻥 뚫어진 중국화장실 등 여러동네 화장실을 기웃거리다 보면, 화장실은 더 이상 구질구질하고 은밀한 공간이 아니라 솔직한 삶이 확인되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다가온다.

물리적으로 지척에 두고도, 의식상 저 멀리 떨어뜨려 놓은 공간을 끄집어내 훌륭히 영화화한 감독의 시도가 상을 받은 만하다 여겨진다.

중국 베이징의 공중화장실에서 태어나 ‘화장실의 신’이라 불리는 동동(아베츠요시). 동동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위독하자, 소아암에 걸린 동생을 두고 있는 친구 토니와 각각 약을 찾아 떠난다.

부산에 도착한 동동은 횟집에서 일하는 선박(장혁)을 만난다. 선박은 바다생물이라고 주장하는 한 소녀를 치료하기 위해 한의원에 들렀다가 다시 동동과 만난다. 선박의 친구 조(조인성)는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베이징으로 떠나고, 동동은 다시 뉴욕으로 이동해 살인청부업자 샘을 만나는데…

줄거리가 다소 복잡하다. 여기서 감독이 짧은 컷 속에 쉼 없이 공간이동을 하면서 많은 그림을 보여준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한국 배우로 장혁과 조인성이 출연했다. <상영중>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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