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찬국 교수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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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찬국 교수 추모사
  • 승인 2009.05.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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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
박찬국 교수 靈前에

박 仁兄! 이 무슨 청천벼락 같은 소식입니까?

지난 여름 반바지를 입고 손수 운전해서 가족과 함께 무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진주 촉석루 누각에서 서로 만나 회포를 나눌 때만 해도 나의 건강을 도리어 걱정하며 용기를 주었던 仁兄, 그때 얼마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었소.

“人命은 在天이라” 하지만, 天帝님은 어찌 훌륭한 인물을 이렇게도 빨리 데리고 가시나이까! 무슨 시샘으로 그렇게 하십니까? 박 仁兄은 일찍이 한의학도 시절에 『황제내경』을 접하고 한의학의 원리에 熱中하여 한의학 경전 연구와 한의학 교육과 발전에 남달리 열정을 쏟으시어 한의학도들의 사표가 되시었고, 경희대 한의과대학 원전교실을 이끌면서 조교들과 수년간 刻苦硏精하여 세계에 자랑할 만한 『동양의학대사전』12권을 편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많은 훌륭한 후배를 양성한 진정한 한의학자요.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仁兄께서는 저에게 학문을 하는 길을 깨우쳐 주셨고, 내가 어려울 때 다정다감한 형제와 같이 격려하셨고, 때론 허물없이 지내는 둘도 없는 친구가 아니십니까? 어찌 무정하게 아직 어리고 철없는 知己之友를 홀로 두고 먼저 떠나십니까? 이제 어디서 다시 당신을 찾아 볼 수 있겠습니까? 당신을 아직 필요로 하는 많은 가족과 제자와 친구를 버리고 이렇게 빨리 가십니까? 저는 당신의 은혜와 우애를 생각하면 그저 형님 잃은 어린 아우 같이 눈물만 흐릴 뿐입니다.

지난 4월 중순 갑자기 당신의 병고를 듣고 놀라고, 걱정을 했지만 꼭 회복해서 앞으로 남은 여생을 함께하자고 얼마나 마음속으로 기원하였소.

박 仁兄! 옛 성현의 말씀에 인생은 “蒼海之一粟”이요. “若夢浮生”이라 하며, 佛家에서도 인생은 하나의 뜬구름과 같으며, 生死는 구름이 생겼다가 흩어지는 것과 같아 “諸行無常”이라 하지 않았소!

박 仁兄! 이제 인간사 모든 근심과 번뇌 망상을 놓아 버리고 편안히 쉬십시오. 당신이 계시지 않더라도 당신의 제자와 동료들은 당신의 훌륭한 정신과 뜻을 계승해서, 당신이 늘 강조하던 좋은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한의학의 발전과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박 仁兄께서는 천국에서나마 부족한 저희들을 잘 인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박찬국 교수님! 두 손 모아 당신의 명복을 비오니 고이 잠드소서!

2009.5.18 동의대학교 원전교실 김중한 삼가 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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