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금 명인 황병기 '50년 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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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금 명인 황병기 '50년 가락'
  • 승인 2003.03.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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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기 가야금의 밤 '再會3'
15일 호암아트홀서 퇴임 후 첫 무대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66·이화여대 명예교수)씨의 가야금 입문 50주년, 창작 40주년을 기념해 그의 음악세계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황병기 가야금의 밤 ‘재회Ⅲ’이 15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명창 안숙선, 사물놀이 김덕수에 이어 국악명인시리즈 세 번째 무대로 이번 무대에서는 모두가 애착을 가지는 그의 작품들 중 여덟 곡이 연주된다.

70년대 초전위적 작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迷宮’, 대금독주곡 ‘子時’(78년), 여창가곡 ‘고향의 달’(76년) 등 그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연주되는 이번 공연은 한국 창작 음악의 현재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이번 무대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시’는 전위적인 연주 기법으로 대금이 낼 수 있는 음색의 한계에 도전한 곡이며 ‘고향의 달’은 작곡한 지 24년 만인 2000년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서 초연된 노래다.

가야금 독주곡으로는 ‘석류집’(65년), ‘비단길’(77년) 등 널리 연주되는 곡뿐만 아니라 ‘달하 노피곰’(96년) ‘시계탑’(99년) ‘Hamada n’(2000년) 등 비교적 최근 작품을 많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아직 음반으로 선보이지 않은 곡들로 현재 녹음 작업 중인 5집 앨범에 수록될 예정이다.

그의 동료, 수제자들이 모처럼 함께 하는 무대로 김정수(장고), 곽은아(가야금), 성애순(17현 가야금), 이지영(가야금), 황숙경(여창가곡), 지자혜(소리), 홍종진(대금)이 출연한다.

전통적인 연주법의 신선한 파괴와 음계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등 한국 현대 국악의 이정표를 세운 황병기 가야금 음악을 재음미하고, 그만의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음악의 운치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열 여섯 살 때 가야금을 시작한 그는 국악 입문 10년 만에 첫 창작곡인 가곡’국화 옆에서’(서정주 시)를 발표했다.

‘숲’(1963년) 이후 내놓은 20여곡의 가야금 독주곡은 뜸을 많이 들인 과작(寡作)이긴 하지만 모두 전국 대학의 국악과에서 필수 과제곡으로 채택할 만큼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황병기의 가야금 음악은 신기할 정도로 남녀노소 모두 다 좋아한다. 그의 음악에서 나오는 향기, 색깔, 분위기, 영상, 느낌 등이 우리의 음악적 감성들을 보다 단순 명쾌하게, 우아하게 그림같이 나타내며 우리에게 전해 온다.

지난해 정년퇴임 기념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헌정 무대가 조명. 무대미술. 타악기. 전자음향을 곁들여 독주곡을 합주로 편곡한 화려한 무대였다면 이번 공연은 돗자리와 병풍 하나로 꾸미는, 조촐하지만 알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봄 학기를 마지막으로 28년간 몸담아 온 이화여대 교정을 떠난 황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수(실기), 연세대 교양학부 초빙교수(국악의 이해)를 맡아 틈틈이 강단에 서고 있다.

이장직 중앙일보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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