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어거지 수은 보도와 한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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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어거지 수은 보도와 한의계
  • 승인 2009.02.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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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2007년 8월부터 8개월에 걸쳐 성인 남녀 23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혈중 수은 농도는 미국·독일 사람보다 평균 4~6배 높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처럼 혈중 수은 농도가 높은 것은 오염된 어패류 등 식품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갑자기 동물성 한약재에서 수은이 검출됐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의사들은 “아이쿠 또 터졌구나. 가뜩이나 약 환자가 없는 데”라며 또 한숨을 쉬는 것 이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우려와는 반대로 안전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TV에서 ‘동물성 한약재에서 수은 검출’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기 때문에 한의원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없을 것이다.

왜 지금 이러한 내용이 발표된 것일까?
국민의 건강을 우려해 나온 것이라면, 어패류가 등장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아니면 천일염이든가. 그런데 동물성 한약재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검사 규정을 신설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을 나타냈다. 보도 자료에도 “소비량 및 복용형태 등을 고려한 인체 위해도 평가를 통해 한약재의 중금속 기준 설정 여부를 검토하는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 있어 충분히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민보건과 직결된 의약품이므로 품질 기준이 마련되는 걸 반대하는 건 아니다. 동물성 한약재이므로 더욱 철저한 기준과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의약이 대중들에게 왜곡된 형태로 비쳐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자가 식약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고, 어떻게든 눈에 띄는 기사를 만들다보니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의계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한의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사회 지도자급이라고 할 수 있는 1만5천명의 한의사들이 결성한 단체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고, 한의사들의 응집력이 있다면 과연 한 부분을 떼어 내 이렇게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을까?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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