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수퍼맨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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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수퍼맨의 저주
  • 승인 2007.03.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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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빈, 유니, 이은주, 서지원, 김광석, 장국영…. 스스로 목숨을 끊어 우리 곁을 떠나간 스타들이다.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예술가의 죽음,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청소년들이 동경하는 우상의 자살은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안타깝다.

2006년 11월에 출시된 수퍼맨 리턴즈 DVD 한정판에 포함된 은 1930년대 만화 ‘수퍼맨’의 탄생부터 2006년 블록버스터 영화 ‘수퍼맨 리턴즈’까지 수퍼맨의 역사를 총정리한 다큐멘터리인데, 그 중 필자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겨준 정말로 놀라운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하려한다.

장편영화 ‘수퍼맨과 몰맨’으로 큰 인기를 얻어 수퍼맨 TV 시리즈 ‘수퍼맨의 모험’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조지 리브스’. 우리가 수퍼맨 하면 크리스토퍼 리브를 떠올리듯이, 50년대의 팬들에게 조지 리브스는 곧 수퍼맨이었다. 그런 그가 ‘수퍼맨의 모험’ 시즌 7 제작을 앞두고 1959년 6월 16일에 자살을 하였다. 만취상태의 조지 리브스가 하늘을 날려다가 창밖으로 추락해서 죽었다고 결론지어졌지만 45세 배우의 죽음은 할리우드 최고의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하늘을 날고 총알도 튕겨내는 수퍼맨의 사망소식은 수백만 수퍼맨 팬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1995년 5월 27일 수퍼맨이 끔찍한 사고로 팬들에게 또한번 큰 충격을 주었다. 어린이들마다 보자기를 목에 감고 뛰어다니게 만들었던 영화 ‘수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사진>가 낙마사고로 인한 척추 손상으로 호흡장치 없이는 잠시도 살 수 없는 전신마비의 장애인이 되었다. 크리스토퍼 리브의 사고를 조지 리브스의 죽음과 연관 지은 ‘수퍼맨의 저주설’이 나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리브는 좌절하지 않고 장애 극복을 위한 불굴의 투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척수마비 장애인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 꾸준한 활동을 벌였고, 수퍼맨의 청소년기를 다룬 드라마 ‘스몰빌’에서 주인공 클락에게 클립톤의 역사를 알려주는 버질 스완 박사로 출연하기도 하였다. 2004년 10월 10일 9년간의 투병 끝에 사망했지만, 크리스토퍼 리브는 인간이 자신의 운명에 맞서면 걷는 능력을 빼앗겨도 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진정한 수퍼맨이다.

수퍼맨으로 고정된 이미지 때문에 배우로서 더 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크리스토퍼 리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기다가 큰 사고를 당하기까지 했으니 조지 리브스보다 훨씬 절망적인 상황인데, 고난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보았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 통계를 보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보다 자살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견디기 힘든 고난으로 절망감이 든다면, 현재 내 처지가 크리스토퍼 리브보다 어려운지 한번 자문해보자.

김호민(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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