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의료인들이 느낀 한·양방 협진,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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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의료인들이 느낀 한·양방 협진, 무엇이 문제인가
  • 승인 2015.09.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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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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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한한방병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병원의 4.7%인 126개 병원이 한·양방 협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재활원이 11일 개최한 제5회 의과·한의과 협진 심포지엄에서 협진의 연구와 실제를 주제로 발표된 내용을 정리했다.

“중국, 중-서의학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 중국의 중서의 결합 의료서비스 현황 (강승현 한국한의학연 연구원)

중의사 면허가 있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강승현 연구원은 중의학의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중의학은 전통의학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현대적인 방법을 통해 서양의학과 서로 보완해서 진단하고 질병을 치료하는데 기여하는 체계다.
17세기에 유입된 서양의학은 19세기 아편전쟁에 힘입어 발전했다. 두 의료체계의 병존에 따른 양자간 관계 정립은 중국의학계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고 이를 해결키 위한 다양한 의학사조가 등장했는데 그 중 ‘회통사조(匯通思潮)’의 영향을 받아 의학체계가 다르지만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회통사조’는 중의학과 서의학은 서로 동등하며 양자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2012년 기준 중서의결합 의료기관 현황은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2만3170개소 중 중의병원은 2889개소로 12.5%이며 중서의 결합병원은 312개소로 1.3%를 차지하고 있다. 중서의 결합병원에서의 입원의료 이용량 및 관련 지표들인 병상가동일 및 병상 사용률 역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또 중국은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2012년 작성)의 하부계획인 중의약 사업발전에 따라 국가보건의료에서 전통의학의 체계적인 관리와 육성을 진행 중이다.


“협진 만족도 높으나 중복진료비 걸림돌… 진료지침 개발 필요”

■ 현장에서 경험하는 의과 한의과 협진 (이종윤 국립중앙의료원 신경과 과장)

2013년 7월 전자차트(EMR)가 실시된 이후 2015년 7월까지 한양방 협진을 살펴보면 한방에서 양방으로 의뢰한 것은 144건이었고 반대로 양방에서 한방으로 의뢰한 것은 204건이었다.
한방으로 주로 의뢰한 사유는 폐렴, HIV등으로 입원한 장기 재원환자의 한방치료였다.
환자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들은 협진을 상당히 만족해했으며 다른 사람에게까지 권유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협진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환자가 협진을 원해 의뢰했으나 면담 후 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동일 상병에 대한 동시 진료가 중복 진료로 간주 돼 본인 부담이 커지는 등 제도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이러한 제도의 개선 및 의료 서비스 질 향상, 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근거 기반을 둔 진료지침이 필수다.
양방에서는 2013년 11월 기준 45개 학회에서 115개의 임상진료지침이 개발 됐으나 한방은 2012년 기준 16개 정도에 불과하고 계속 개발 중에 있다.
양질의 진료지침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근거 창출 연구가 필요하다.


“협진기관 갈수록 증가 추세… 의료진 간 상호이해도 등은 과제”

■ 한·양방 협진 모니터링 연구 (김남권 부산대 한방병원 교수)

한·양방 협진을 시행하는 병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97년에는 협진을 실시하는 한방병원이 55개였으며 2010년에는 115개로 증가했다. 2010년 이후 정부의 협진 제도 육성에 따른 의료법의 개정으로 의사와 한의사를 상호 고용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협진병원의 숫자도 늘어났고 협진 진료를 이용하는 환자들의 숫자와 진료 빈도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선행연구에서 제기된 주요 문제점은 의료진 상호간의 이해가 부족하고 한방 치료에 대한 근거 부족에 기인해 의사들의 인식도가 낮게 나타났다. 또 의료 실적이 생기면 의료진이나 기관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가 있었고, 협진 진료 중에 발생하는 의료사고의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서로 전가하는 경우가 있었다. 환자의 관점에서 협진에 소요되는 시간은 많으나 비용 대비 효과의 근거가 낮아 진료에 의한 경제적 편익이 불확실하다고 나타났다.

“꾸준한 컨퍼런스 및 교육 등으로 의료진 간 이해도 높여”

■ 국립재활원 의과 한의과 협진 현황 (손지형 국립재활원 한방재활의학과장)

국립재활원에 2010년 한의과가 설치된 이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012년 협진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2개월에 1회씩 의사, 한의사, 간호사, 직원 교육을 운영했다.
2013년에는 뇌졸중 재활기 어깨통증 환자에 대한 한·양방협진 유효성 안전성 연구를, 2014년에는 척수손상 환자의 통증에 대한 의과·한의과 협진 치료 효과 연구를 시행했다. 이 같은 공동연구가 한·양방 의료인 간에 이해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이었다.
실제 2013년 초만 하더라도 의사들이 무엇을 의뢰해야할지 모르는 상태였다면 2015년 현재는 대부분 자세한 병력을 적어 의뢰하고 실제 환자가 원해 의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양방 협진 활성화를 위한 향후 과제로 ▲의료인의 관심 ▲협진 담당 코디네이터의 역할 증대 ▲정기적인 미팅 및 협진 위원회, 협진 규정집 필요 ▲행정적 뒷받침 ▲지속적인 협진 공동연구 및 상호교육의 필요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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