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표준화활동 동향 및 성과
상태바
한의학 표준화활동 동향 및 성과
  • 승인 2014.06.20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정희

최정희

mjmedi@http://


▶특별기고: ‘한의학과 국제표준’ <2>…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정희 선임연구원
전세계 의료시장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 및 관리로 변화되는 추세에 따라 전통의학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져가고 있는 것과 발맞춰 중국은 전통의학시장의 선점을 위하여 중의학 관련 국내외 표준화활동에 발빠른 행보를 전개하고 있다.
중국 국가중의약관리국이 2012년 12월에 발표한 ‘중의학표준화 중장기발전규획(2011-2020)’을 살펴보면, 중의의료, 보건예방, 교육, 과학연구, 중약 등 분야별 300개 중의학 표준을 제정하고 10~15개 국제표준제안(NP)을 제출하며, 3~5개 중의학 국제표준 제정을 목표로 국가주도적인 표준화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행동강령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의학 국가표준화활동
일찍이 표준화사업을 시작한 중국에 비해 한국은 다소 뒤늦게 한의학 분야 표준화활동을 시작하였다. ‘일회용 멸균호침’ 단체표준(2006.3월 대한한의사협회 등록)이 한의학 분야에서 최초로 개발된 표준이며, 이는 침 관련하여 1994년 국가표준으로 제정한 중국에 비해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
일회용 멸균호침 단체표준안을 바탕으로 2009년에서야 비로소 일회용 멸균호침(KS P 3007:2009)에 대한 최초의 KS 표준을 제정하였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이침(KS P 3008:2010), 피내침(KS P 3009:2010)이 제정되었으며, 2012년에 한의약 - 침시술 안전관리(KS P 2000:2012), 한의약 - 뜸 - 일반 요구사항(KS P 3000:2012), 한의약 - 인체 경혈 명칭 및 위치 - 14경맥(KS P 3010:2012)이 제정되어 총 6종의 한의학 분야 KS 표준이 제정되었다. <표 1 참조>

특히 일회용 멸균호침의 경우, 2013년 개정작업을 통하여 KS 인증기준이 마련되어 침제조업체가 한국표준협회로부터 KS 인증심사를 통하여 침에 대한 KS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마련되었다. 이를 통하여 침의 소비자인 환자, 한의사는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이 보장된 침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침시술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전통의학분야 국제표준화활동에 대하여 살펴보면, 우선 관련 국제기구로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국제표준화기구(ISO) 등이 있다.

WHO 표준화활동
WHO 전통의학 표준화 사업으로는 WHO 서태평양지역기구(Western Pacific Regional Office, WPRO)의 서태평양 지역 전통의학 발전전략에 따라 근거중심접근법에 따른 표준화라는 원칙을 수립하고, 용어 표준화를 기반으로 임상의료정보표준화, 연구개발, 침구경혈표준화, 한약표준화, 임상진료가이드라인 등 5개 분야의 세부전략을 수립하고 실행 중에 있다.
WHO에서 발간된 표준 및 가이드라인으로는 천연약물 규격집, 전통의약 치료 및 훈련 방법, 한약재 우수 재배 및 채취 방법, 한약우수제조공정, 잔류 중금속 농약 시험방법, 의약품 위해사례집, 용어(terminology) 표준, 침구 경혈 표준 등이 있으며, 전통의학 질병분류체계 프로젝트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ISO 표준화활동
다음으로는 국제표준화기구(ISO) TC249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다.
중국은 2009년 2월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으로 ISO에 신규 기술위원회를 제안했으며, 2009년 9월 제46차 기술관리이사회(Technical Management Board, TMB)회의에서 잠정적으로 ISO TC249 TCM으로 새로운 기술위원회 설립을 승인하였다. 한국과 일본은 TCM이라는 명칭에 반대하여 동아시아 전통의학(TEAM ; 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을 주장했으나 중국, 캐나다 등 중의학이 진출해 있는 국가들의 적극적 찬성에 의해 ISO TC249가 TCM을 잠정적 명칭으로 결정된 바 있다.
2009년 설립 이래 줄곧 논란이 되어온 기술위원회 명칭은 아직까지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provisional)’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TEAM (Traditional East-Asian Medicine, 동아시아전통의학), TM(Traditional Medicine, 전통의학)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최종적인 결론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만 희망적인 부분은 TC249의 업무범위를 기존의 ‘중의학의 표준화(Standardization of TCM)’에서 ‘고대 중의학에서 파생된 의학시스템(traditional and modern aspects of medical systems derived from ancient Chinese medicine)’으로 변경하여 TCM이라는 명칭에서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한 바 있다. 향후 업무범위에 적합한 명칭으로 변경하기 위하여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ISO/TC249의 의장은 David Trevor Graham(호주)이 2015년말까지의 임기로 활동하고 있으며 간사는 Mr. Yuandong Shen(중국)이 맡고 있다. TC249는 5개의 작업반, 1개의 공동작업반(JWG1 - TC215)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 2 참조>

표준제안수, 중국이 3분의 2차지
현재 ISO/TC249에서 개발하여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표준은 ‘일회용 멸균호침(ISO17218:2014, Sterile acupuncture needles for single use)’, ‘인삼 종자 및 종묘(ISO 17217-1,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 Ginseng seeds and seedlings -- Part 1: Panax ginseng CA Meyer)’ 2건이 있으며 많은 국제표준이 현재 개발 중에 있다. 국가별로 제안한 표준의 제안수를 보면 중국이 12건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한국이다. 한국-중국, 한국-일본 2개국이 공동으로 주도하여 개발하고 있는 표준은 각각 3건, 1건으로 공동 건수를 개별로 취합하여 계산해보면 중국이 16건, 한국이 9건에 이른다. <표 3 참조>

분야별로 살펴보면, 한국은 주로 의료기기 분야, 홍삼 표준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용어, 한약재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과 독일은 한약제품 표준화에 주력하고 있다.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강하면서 한국의 한의학적 내용을 반영한 국제표준 개발에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다.

한의학을 국제표준으로
국제표준은 여러나라 전문가가 모여 합의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표준이 많기는 하지만 누가 제안했느냐보다는 어떠한 내용을 국제표준에서 규정하고 있느냐가 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많은 한의학의 전문가가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 참여하여 한의학적 내용을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한의학의 국제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기반으로 다수의 국가표준을 제정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 표준화 아이템을 개발하여 국가표준, 국제표준으로 제정하여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기초 초석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국제표준화활동은 한의학을 전세계 전통의학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한의계 전체의 지혜와 힘을 모아 한의학의 국제표준을 위해 노력해야할 때다.

최정희 /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표준센터 표준화기획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