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한의사회 아카데미 ‘한의학 발전방향’ 논의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가 한의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과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의계는 한의학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회장 박성환·김이종)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희대 중경실에서 한의대생과 새내기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2014 청년한의사회 아카데미’를 열고 강연과 토론회를 진행했다.
‘한의학, 이렇게 발전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김이종 청한 공동대표의 사회로 마신생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 박용신 밝은눈한의원 원장, 최희석 광주 자연그린한방병원 원장, 김동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각각 ▲회무적 관점 ▲정책적 방향 ▲개원가 현실에서 바라본 한의학의 발전방향 ▲의료통합 모델로 살펴보는 한의학의 미래 등의 관점으로 의견을 밝혔다.
마신생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은 실손의료보험의 한방의료비 확대 보장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며 “한약, 한방물리요법, 약침, 추나요법 등 전면적인 한방 비급여 보장은 현실적으로 보험사의 상품개발 및 판매에 반감을 일으킬 수 있는 바, 다빈도 비급여 항목 등을 중심으로 단계적 진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부회장은 또 “심평원의 심사·보상 데이터를 활용해 현재 정착된 비급여 보장 수준부터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보험가입자에 의한 상품개발 독려 및 보험소비자단체와 대한노인회 등의 유관단체와도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용신 밝은눈한의원 원장은 “한의계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정책들이 많았음에도 한의계 내 여론 등의 문제로 좌절된 상태”라며, “의료기기의 문제도 최근 헌재에서 승소를 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양방과의 싸움으로 국민의 여론에서 우위를 얻어야만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석 광주자연그린한방병원 원장은 “전통한의를 살펴보면 통증이나 감기 뿐 아니라 현대 다빈도 성인병질환인 당뇨, 고혈압, 암 등의 양방의료와 비교해도 그 관리 및 치료에서 손색이 없다”며, “이러한 부분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해 국가의료보험체계에 포함되도록 한의협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국가가 한의를 현 양방의료를 대하듯 자연스럽게 국민의료로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하향추세인 한방의료기관의 경영악화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원은 “고령화로 인한 질병이 많아지고 있으나, 필수 의료에 있어서는 한의원이 아닌 양방의원을 찾고 있는 현실”이라며, “한의원의 소외현상을 타개하려면 산업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고 대중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한의계는 발전할 수 있는 내부 동력을 스스로 거부함으로써 개혁의 기회를 놓쳤다”며, “현재의 상황에서 한의계 내부 구성원들이 동의할만한 개혁이슈가 의료통합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통합은 한의학에 ▲필수적인 의료로의 접근 ▲한의학의 학문적 임상적 발전 ▲제조약, 의료기기 사용으로 산업세력 파트너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의료통합 과정으로써 대만의 ‘개방적 의료이원화’제도의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청년한의사회 아카데미에서는 토론회 이외에도 ‘87년 민주화항쟁, 93년 한약분쟁 돌아보기’, ‘신자유주의의 탄생과 오늘’, ‘의료민영화와 한의계’ 등의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저작권자 © 민족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