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기혈을 거론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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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기혈을 거론한다(5)
  • 승인 2013.10.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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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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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10>

陰氣의 우세는 한기를 일으키고 陽氣의 성행은 열기를 유발한다

[원문해석] 「素問․調經論」 제62편에서 “陽氣가 허약해서 外表에서 한기가 발생한다고 한 까닭은, 양기는 上焦에서 氣(滋養)를 받아들여 피부, 分肉 등의 孔隙을 溫煦하는데, 지금 한기가 외표에 있으면 上焦가 통창하지 못하고, 上焦가 통창하지 못하면 한기가 홀로 외표에 머물므로, 惡寒, 戰慄한다. 陰氣가 허약해서 內分에서 열기가 발생한다고 한 까닭은, 지나친 노동으로 권태로운 바가 있어서 形氣가 쇠약해지고 적어져, 穀氣가 융성하지 못해 上焦로 운행하지 못하고 下脘으로 통창하지 못하면, 胃氣가 달구어져 胸中을 훈증하므로 內分에서 뜨거워진다. 양기가 성대하면 외표에서 열기가 발생한다는 것은, 上焦가 통창하여 滑利하지 못하면 피부가 치밀해지고 腠理가 폐색되어 玄府가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衛氣가 빠져나갈 수 없으므로, 외표에서 열이 일어남이다. 음기가 융성하면 內分에서 한기가 발생한다는 것은, 陰寒의 厥氣가 上逆해서 한기가 흉중에 쌓여 瀉下되지 못하니, 瀉下되지 못하면 온기가 떠나고 한기만 홀로 머물러 혈액이 凝泣하고, 응읍하면 血脈이 통창하지 못해 그 脈動이 盛大하면서 澁하므로 中府가 차가워진다”고 하였다. 「生氣通天論」 제3편에서 “음기가 양기를 이기지 못하면 맥동의 흐름이 급박하면서 빠르고, 쏠려서 이에 狂病을 일으키며, 양기가 음기를 이기지 못하면 오장의 臟氣가 다투게 되어 九竅가 暢達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평주] 陰氣는 안으로 收斂하여 陷降하는 성질이 있어 활성도를 떨어뜨리니, 음기가 위세를 떨치면 결과적으로 寒氣가 일어난다. 陽氣는 밖으로 湧出하여 發散하는 성질이 있어 활성도를 부추기니, 陽氣가 위세를 떨치면 결과적으로 熱氣가 일어난다. 寒邪가 침습하여 上焦의 통창을 막고 양기가 허약하여 한사를 떨쳐서 외부로 발양하지 못하면 外表를 溫煦하지 못해 惡寒, 戰慄 등 한기가 성행하는 증상이 발현한다. 반대로 身形을 과도하게 움직여 양기의 움직임을 지나치게 만들면 津液․營血 등 中焦의 形氣가 허손되어 水穀氣를 섭취하지 못하므로, 淸濁이 升降하는 상하의 통로가 막혀 胃中에서 열기가 일어나므로 中府에 뜨거움이 생긴다. 반대로 양기가 치성하여 外表에서 음기의 和順함을 밀쳐내면 皮膚, 腠理, 玄府 등이 不利해져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며, 음기가 융성하여 內分에서 양기의 발양을 얻지 못하면 한기가 성대해져 血脈의 流暢이 불리해진다.

이러한 陰陽의 부조화가 五臟의 神志에 파급되어 신지의 이상을 유발할 때는, 양기가 過乘하여 慓悍하면 狂病 등 陽性의 病症이 발현하고, 음기가 過盛하여 枯澁하면 知覺의 衰弱(九竅의 不利) 등 陰性의 病症이 발현한다.

1)後天의 形體를 자양하고 유지시키는 分氣를 말하니, 先天의 元氣와 대응한다.
2)陰氣가 陽氣를 제어하지 못하면, 양기가 폭주하여 上逆하므로 이를 따라 神志가 요동치고 일탈하여 狂病을 앓는다.

양기는 陰血 안으로 스며들어 안정을 찾고
음혈은 양기를 받아 정화되어 정기[陰精]로 化生한다

[원문 해석] 前賢들은 ‘氣는 血을 化生할 수 있고 血은 氣를 화생할 수 없다’고 하니, 진실로 그러하다. 그러나 血이 비록 氣를 화생할 수는 없지만, 氣는 血을 의지하여 潛藏한다. …이른 바 血이 氣를 잠장한다고 한 것은, 氣의 性情은 날래면서 매끄러워 움직이고 멈추지 않으며 發散하고 結聚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血이 氣를) 잠장함이 없다면 필경 움직이다가 끝내 흩어지지 않겠는가? 오직 血의 材質만이 氣가 戀慕한 바로 血로서 氣의 침실을 삼으므로, 서로 감싸고 結聚해서 흩어지지 않는다.

그 權力은 간장과 신장에서 주관한다. 간장의 味는 酸味이고 신장의 味는 鹹味이니, 酸味와 鹹味의 성향은 모두 收斂에 속한다. 血이 氣를 얽을 수 있는 까닭은 그 속에 간장과 신장의 收斂하는 성향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간장이 血을 잠장한다고 하지만, 간장의 本體가 血을 잠장할 수 있음이 아니라 그 성향이 수렴하기 때문이다. 陰精은 血을 바탕으로 화생해서 氣를 잠장하는 역량이 더욱 강력하므로, 또한 반드시 신장이 氣를 納入할 수 있어야 氣가 평온하게 안정할 수 있다. 이에 밝으면 氣와 血이 서로 자생하는 이치를 알게 되므로,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깨우쳤다고 할 수 있다.

血이 공허한 경우에는 그 氣를 補益해야 하고, 氣가 暴奪한 경우에는 더욱 그 血을 滋養해야 한다. 무릇 血을 화생하는 氣는 營氣이니, 營氣가 盛大하면 血이 성대하고 營氣가 衰弱하면 血이 쇠약해지므로, 서로 운명처럼 의존해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血에 잠장되는 氣는 衛氣이고 宗氣이니, 氣가 抗盛하면 血이 耗散되고 血이 감소하면 氣가 산실되니, 서로 보좌하면서 운행하고 치우쳐서는 안 된다.

영기는 濕潤을 주재하고 위기는 燥熱을 주재하며 종기는 鼓動을 주재한다. 영기는 스스로 機動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종기의 활력을 빌려 운행한다. 위기는 비록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종기가 쇠약해진다면 熱氣도 마찬가지로 안으로 陷入한다. 그러므로 사람 중에 五心悗熱, 骨蒸煩熱 등을 앓는 이가 있는 까닭은 종기의 활력이 외부로 열기를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며, 수분이 心下에 정체해서 困倦하고 遺泄을 앓는 경우는 종기의 활력이 외부로 濕氣를 운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주] 혈액은 脾胃에서 수곡을 소화시켜 化生한 津液을 資源으로 생겨난다. 津液이 심장 君火의 薰蒸을 받으면서 神志를 융합하면 혈액으로 화생하므로, 혈액을 神氣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陽剛氣[陽氣]는 그 성질이 躁動하고 滑疾하여 쉽게 흩어지므로 한 곳에 머무를 수 없다. 개체 내에 이 陽氣를 붙잡을 수 있는 세력이 없다면, 양기는 곧 개체의 영역을 탈출하여 虛空으로 흩어지므로, 그 개체는 생명활동을 유지할 수는 역량을 자체 내에 간직할 수 없으니 생존할 수도 없다. 따라서 생명체 내에는 양기를 붙잡아 잠장하는 陰柔氣[陰氣]가 있어 탈출을 방지하는데, 대표적인 음기가 바로 진액과 혈액, 陰精 등이다. 그 중에 진액은 수곡이 陽明經 胃腑에서 陽明氣(燥熱)의 蒸化[소화]를 받아 생겨난 것으로, 생명체 내의 모든 分氣가 붙어 있으면서 타고 유행할 수 있는 媒質을 형성한다.

혈액은 이 진액이 다시 君火의 훈증을 받아 二次的으로 化生한 음기이니, 神志를 융합해서 생명의지(神氣)를 온몸으로 전파하고 君火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혈액은 온몸을 돌고 돌면서 두 번의 큰 淨化科程을 거치는데, 첫 번째 정화과정을 거칠 때 汗出이 일어나고 두 번째를 겪을 때 소변이 분리된다. 혈액이 군화의 활력[發散力]을 받아 증화되어 汗出이 일어나면 이 과정에서 天氣와 교통하면서 첫 번째 정화과정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後天의 精氣가 화생해서 肺氣의 收斂力을 받아 혈액의 흐름을 타고 五臟으로 귀의해서 오장에 精氣를 채워준다. 두 번째 정화과정은 오장의 정기가 생명율동을 운영하면서 계속 농축하다가 腎氣의 凝縮力을 받아 침강할 때 일어나니, 혼탁한 진액은 걸러서 방광부로 흘려보내고 여과된 정기를 精液[陰精-後天之精]으로 응결하여 精巢(卵巢)로 잠장해서 축적한다.

이 음정은 결국 개체 생명율동의 전 과정을 수행하면서 가장 순수하게 정화된 陽化상태의 生氣[陽氣]가 음양의 역학관계[陰極則陽, 陽極則陰]에 따라 陰氣의 강력한 흡입력을 받아 수축해서 응결한 결정체이다. 응결한 양기[陰精]는 시간의 흐름을 타고 相火의 발화작용을 받아 다시 양기[元氣]로 화생해서 생명율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여러 음기(진액, 혈액, 정액 등)을 고동시켜 生機를 추동한다.

그러므로 음식을 많이 섭취해서 혈액을 화생할 수 있는 자원인 진액이 아무리 풍부하다고 할지라도 양기가 허약해서 고동시켜 화생하지 못하면 혈액은 생겨나지 못한다. 반대로 양기가 혈액을 화생했다고 할지라도, 음기의 응축력이 없다면 혈액은 존속할 수 없다. 따라서 血虛나 血少, 血脫, 血弱 등의 病症이 있으면, 먼저 양기를 보익하면서 동시에 血體를 보충해줘야 한다. 양기는 혈액이 화생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양기가 쇠약할 때 陰血을 보익할 수는 없다. 음혈의 농탁한 재질이 양기의 활력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생명율동의 모든 대사가 양기의 고동치는 활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음기는 지키고 유지하는 보조로서 작용한다. 이것이 음기와 양기의 직분과 능력의 분화이고 개성이다. 혈은 기를 잠장할 수는 있지만 기를 화생할 수는 없고, 기는 혈을 화생할 수는 있지만 潛藏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난국죽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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