血熱과 血乾을 변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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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熱과 血乾을 변별한다
  • 승인 2013.11.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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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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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13>

神志병증은 血分의 손상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그렇지만 精明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원문 해석] 傷寒 중 陽明病에 熱入血室症이 있다. 부인이 상한에 걸렸을 때 월경이 때마침 시작하거나 마치려고 한다면 血室이 공허해져 邪氣가 쉽게 빠져들 수 있으니, 熱入血室症이 있다. 그 증상은 마찬가지로 譫言과 妄語를 하고 심하면, 미친 듯이 달리거나 귀신을 본 듯하며, 오전에는 神志가 맑지만 오후에는 흐릿하고 밤이 되면 더욱 심해지며, 웅크려 눕고 음식 맛을 모르며 몸을 뒤틀 수 없다. 그 병의 輕重은 진실로 熱邪의 미약함과 극심함에 있지만 또한 血虛, 血實의 구분이 있다. 血實하면 邪熱의 탁기가 뭉칠 곳이 있어서 위중하게 나타날 것이며, 血虛하면 진액이 마르고 神明이 흩어져 사기가 뭉칠 수 없으므로 도리어 약간이라도 知覺이 있을 것이다. 

東垣이 말하기를 “상한에 전이한 지 5~6일 사이에 점차 변해서 신명이 혼미해서 말하지 못하고 때론 수면 중에 헛소리를 하며, 하루, 이틀 만에 눈은 붉고 입술은 타며 혀는 마르지만 물을 마시지 않고 멀건 죽을 주면 삼키지만 주지 않으면 생각이 없으며, 六脈이 모두 細數하면서 洪大하지 않고 心下가 막히지 않으며 腹中에 그득함이 없고, 대소변이 평시와 같은 상태인데, 전이한 지 10일 정도 지나서 겉모습은 술취한 사람 같고 헛것이 보이며 신명이 흐린 경우에, 어쩔 수 없이 承氣湯을 쓰면 誤治이다”고 하였다. 熱邪가 手少陰經으로 전이하였음을 알지 못함이니, 導赤瀉心湯1)으로 主治한다. 음식을 주면 넘기는 까닭은 사기가 胃腑에 있지 않음이다. 주지 않으면 생각이 없는 까닭은 신명이 흐리기 때문이다. 이미 위부에 있지 않은데 그릇되이 承氣湯을 주어 攻下시키면 반드시 죽는다. 상한의 溫熱病 전변 중에 이 病症이 많으니 살펴야 한다.

1) 「張氏醫通」에 나온다. 黃連·黃芩·梔子·滑石·知母·犀角·甘草·人蔘·麥門冬·茯神 各一錢 , 生薑 三片, 大棗 三枚, 燈心草 一撮.

石頑이 말하기를 “어떤 舌苔가 있으니, 가운데는 검고 말라 있는데 때론 작은 혓바늘이 약간 돋아 있기도 하고, 빛깔은 비록 검지만 쌓여있는 苔는 없으며, 혀의 외형은 비쩍 말라 있고 심하게 붉지는 않다. 그 증상에는 煩渴, 耳聾 등이 있고 身熱이 그치지 않으며. 대변은 5~6일 또는 10여 일 이상 나오지 않아도 복부는 딱딱하거나 그득하지 않으며 눌러도 아프지 않고, 의식은 흐릿하지 않으며 晝夜로 잠들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잠들면 때때로 한두마디 헛소리를 하면서 웃거나 탄식한다. 이는 진액이 시들어 혈액이 말라버린 징후이니, 서둘러 炙甘草湯을 주어야 한다. 때론 生料六味丸에서 熟地黃을 生地黃으로 교체하고 生脈散을 합방한 다음 肉桂를 가미해서, 그 化源을 자양하면 살릴 수도 있지만, 그릇되게 承氣湯을 주면 반드시 죽고 四逆湯을 주어도 마찬가지로 죽는다”고 하였다.

[평주] 심장은 君主之官으로, 君火의 밝음은 神明으로 비추고 군화의 火力은 혈맥에 出力을 일으켜 박동치도록 만든다. 생명체의 모든 身體的, 神志的 생명활동은 심장 군화의 神明과 出力으로부터 일어나니, 신명이 흐려지고 출력이 떨어지거나 멈추면 생명을 영위할 수 없다.

신명은 생명체 의식활동[生命性]의 본체로서 스스로 빛나는 태양처럼 의식이 바르게 활동할 수 있도록 내외를 밝게 조망해준다. 志意는 개개 생명체가 생명활동의 방향과 목적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도록 끌어가는 생명체의 의지이다. 지의는 신명이 비춰주는 길을 따라 의식활동을 일으키니, 한 생명체의 생명활동은 신명과 지의의 공조를 통해 이끌어진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생명체는 강약과 대소, 활성도 등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생명체와 독립되어 주체적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신명과 지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신명과 지의를 한마디로 神志라고 이름한다. 이를 「素問·上古天眞論」에서는 ‘獨立守神(홀로 서서 神을 지킨다)’로 표현하고 있다.

신명은 심장의 精血속에 잠겨 있다가 혈액을 따라 전신을 돌면서 자신을 조망하고 아울러 지의를 내외로 출입시켜 신지활동을 인도하며, 그 굴곡의 희비를 心包絡을 통해 표현한다. 따라서 血分의 허실이나 청탁, 한열 등과 심포락의 민감성 및 안정성 등은 곧바로 심장과 신명에 영향을 미친다. 신명이 흐려지거나 들뜨거나 박약해지면 이는 곧 神志의 위축이나 혼란, 쇠약 등을 야기하니, 혈분과 심포락의 건강여부는 知覺을 포함한 생명체 의식활동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外邪의 침습 등으로 혈분이나 심포락이 손상받거나 영향을 받으면 의식의 혼란과 지각의 상실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혈분이 분포한 영역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면, 심장, 혈맥(동맥), 심포락, 胞宮[혈실], 衝脈, 간장, 小腸腑 등을 주로 들 수 있다. 포궁은 간장의 혈액이 쌓였다가 외출하는 문호로서 노출되어 外邪의 침습을 받기 쉬운 곳이며, 소장부는 심장의 表裏로서 혈분의 餘毒을 방출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熱入血室症에서 혈실은 여자뿐이라면 포궁만을 지칭한다고도 할 수도 있지만, 남자까지 포함한다면 陽明之太陽經[手太陽經]의 腑分인 소장부를 빼 놓아서는 안 된다. 간장은 혈액이 모여드는 휴식처이고 포궁은 그 혈액을 받아서 주기적으로 쌓았다가 쏟아내는 月經을 일으키며, 衝脈은 血海로서 월경을 주관하고 간장과 포궁, 任脈 등을 한 계통으로 묶어서 生殖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다. 혈해가 충만하면 부풀어 오른 느낌이 들어 신형이 커진 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혈해가 공허하면 쭈그러지는 느낌이 들어 신형이 작아진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드니2), 충맥의 허실 또한 神志에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2) 「靈樞·海論」에서 “血海有餘, 則常想其身大, 怫然不知其所病. 血海不足, 亦常想其身小, 狹然不知其所病”이라고 하였다.

이 외에도 신지활동의 건강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精明之府인 頭部와 五官이 있다. 오관은 신지가 외부의 정보를 감지하고 수집하는 통로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변화를 외현하는 반응기관이다. 頭部는 精明 즉 정액의 밝음[精髓-腦髓]을 담고 있는 府庫로서, 개체 신지활동의 결과물인 경험과 기억, 가치관 등이 淨化(精化)되어 쌓이는 곳이다. 그러므로 精明이 손상, 위축, 혼탁, 훈증 등을 받아 不明해지거나 정갈하지 못하면, 기억 및 자체의 비교, 판단기준에 착오가 생겨, 신지활동은 어그러지거나 일관성을 상실하고 기억도 흐려지거나 혼란스러워지고 심지어 상실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매난국죽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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