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회원은 한의협 회무관련 의혹 제기조차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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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회원은 한의협 회무관련 의혹 제기조차 못하는가?”
  • 승인 2012.07.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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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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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의혹 제기 한의사에 ‘명예훼손 간주’ 수사요청 운운
한의협 집행부 불신 확산… 진용우 감사 ‘특별감사’ 진행

최근 천연물신약 처방권을 둘러싼 한의계 내부의 활발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가 천연물신약 관련 활동과정에 금품수수 문제를 제기한 한 한의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간주하여 사법기관에 수사요청을 검토하겠다는 요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이 밝혀져 한의계 내부의 분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A 한의사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천연물신약과 관련된 자료(문서 10건, 총 184페이지 분량)를 한의협 핵심지도부의 측근이라 밝힌 한 한의사의 요청에 의해 7개 시도지부장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문건 중 “‘협회와 관련된 제약회사 활동비 소문이 돌고 있다’며, 협회는 이 문제의 진상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내용이 불거지면서 해당 자료가 한의협 중앙회로 흘러들어가게 됐고, 이 문건이 한의협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됨과 동시에 한의협 관계자는 문건을 제공한 A 한의사에게 “협회 자체조사 결과 사실 무근으로 확인됐다”며, “소문의 진상과 사실관계 및 제보자 등에 대해 명확히 밝혀줄 것을 요청하며, 사실관계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간주하여 사실관계의 규명을 위해 사법기관에 수사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에 앞서 A 한의사는 시도지부장들에게 이메일로 자료를 발송하면서 “개인적으로 확인하고 정리한 자료들이 대부분이므로 잘못된 내용이 있더라도 다른 특정 목적이 없음을 이해부탁드린다”는 내용을 첨부해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많은 한의사들이“일개 개인 한의사는 협회의 구성원으로서 한의사협회 회무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 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말조차도 해서는 안되는가? 오로지 한의사협회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그저 받아먹는 정보만을 믿으며 협회를 받들어 모셔야만 하는가”라고 분개하면서 한의협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한의협 진용우 감사는 ‘회원신상에 대한 협회의 대응 및 천연물신약(한약제제포함)에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감사’를 위한 특별감사를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진용우 감사는 “이대로 일이 진행되면 더 큰 일들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번 문제에 대한 사실규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문제를 잘 해결함으로써 한의계의 중요한 현안인 ‘천연물신약’에 대한 문제해결에도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특별감사를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감사는 또 “일부 한의사 회원들 사이에서는 천연물신약 문제를 이름만 바꿔 한약을 한의사에게서 빼앗아가려는 이른바 ‘창씨개명’으로 받아들이는 등 관련 현안에 대해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천연물신약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번 특별감사를 통해 천연물신약 및 한약제제에 대한 협회의 정책은 무엇인지 한의사 회원들에게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별감사에서는 △회원의 자료를 한의협에 제보한 사람은 누구이며, 한의협 게시판에 올려 공론화 한 이유 △회원의 의혹제기에 대해 한의협은 자체조사를 어떻게 실시했으며,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문건 존재 여부 △회원의 자료에서 한의협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 △글을 내려달라는 회원의 요구를 거절한 근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진용우 감사는 지난 6월 21일 ‘의협산하 한방특별대책위원회의 성명서’에 한의사를 ‘한방사’로, 한의협을 ‘한방협’으로, 한의사지도부를 ‘한방사지도부’로 표기한 것과 관련, 대한한의사협회의 무대응에 대해 김정곤 회장에게 감사지적을 한 바 있다.

진 감사는 “특정 단체로부터 일방적인 한방사 폄훼에 대해 한의협에서는 적극적인 대응은 커녕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며, “그와 관련 한의협 홍보위원회에서는 ‘굳이 사소한 도발에 끌려들어 밥그릇, 진흙탕 싸움 하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없다’며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회장님께서도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일에 대해 일일이 대처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히셨다는 말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 감사는 “위원회 회의나 회장님의 생각이 정 그러하더라도 회원들의 정서를 감안할 때 그에 대한 최소한의 의사표시라도 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후 한의협은 어떠한 입장표명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감사 지적 내용에는 △일부 단체에서 한의사의 명칭을 비하하고 매도했음에도 왜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가 △대응을 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김정곤 회장은 본인 발등의 불부터 끄기 바란다’라는 공세적인 성명서를 발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에 대해 답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방특별대책위원회의 성명서 관련, 감사지적은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와 맞물려 별다른 진전이 없으나, 특별감사가 끝난 후 보다 적극적으로 답을 요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진 감사는 “감사는 한의협 집행부와 견제와 균형을 통해, 회원들과 협회 사이에 소통이 잘 안될 때 서로의 입장을 반영하여 소통을 돕는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특별감사는 회원들의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감사결과 발표는 4일 이후 한의협 게시판에 공지할 계획이며, 이번 특별감사 결과가 한의협과 회원들 사이에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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