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틀란타 2006 신경과학회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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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틀란타 2006 신경과학회에 다녀와서
  • 승인 2006.11.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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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침구 기초연구 동향을 한 눈에

지난 10월 14~18일 美 아틀란타에서 열린 신경과학회에 2만명의 세계 신경과학자가 참석, 최근의 연구 지견을 나누었으며, 이중 일부 주제로 포함된 침구를 놓고 한국을 포함한 각국 연구자의 발표가 있었다. 다음은 학회에 참석한 채윤병 씨가 이번에 발표된 침구 관련 연구결과를 정리하고 그 소감을 보내온 글이다.

SFN 2006은 미국신경과학회에서 주관하고 뇌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신경과학(Neuroscience)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는 세계적 규모의 학회로 올해에도 2만 명 이상의 세계 신경과학자가 참석했다.
이번 학회를 계기로 관련 분야의 최근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평소 논문으로만 보던 연구자들과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본 학회는 신경과학의 전반적인 분야를 모두 포괄하기에 주제가 매우 광범위하고, 침구 관련 연구는 매우 작은 영역을 차지할 뿐이다. 그러나 한국, 미국, 중국 등의 침구 관련 기초 연구자가 최근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었다.

■ 경혈의 뉴럴맵핑 등 침 관련 연구발표 봇물

미국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뇌 영상 연구 분야는 브루스 로젠(Bruce Rose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으로 캐서린 후이(Kathleen Hui), 지엔 콩(Jian Kong), 비탈리 나파도우(Vitaly Napadow), 아이리스 천(Iris Chen) 등이 연구를 하고 있다. 후이 박사는 2000년 침 자극으로 뇌의 변연계를 조절하여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발표하면서, 득기감(得氣感)의 유무가 이러한 침의 진통조절 신경회로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제시하였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많은 피험자를 대상으로 단순 피부자극(tactile stimulation)과 침 자극과의 득기감 비교, 경혈간 비교 및 득기감의 상호 연관성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팡지엔량(Fang Jianliang) 박사는 베이징 광안문 병원 방사선과 의사로 최근 이 팀에 합류하여 여러 경혈의 뉴럴 맵핑(neural mapping)을 시도하고자 하고 있다.

지엔 콩 박사는 최근 침에 대한 기대감이 침 진통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밝혀냈다. 비탈리 나파도우 박사는 기존의 연구가 건강 자원자에 국한된 것과 달리 수근관증후군(Capal tunnel syndrome) 환자를 대상으로 합곡혈의 침 자극으로 침 진통 및 뇌의 시상하부와 편도핵에서의 신경활성도 변화 등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아이리스 천 박사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귀의 신문과 교감점에 이침 전침 자극을 통한 중독 관련 뇌 구조에서의 신경활성 변화를 보고자 하였다. 최근, 박경모(경희대 동서의료공학과) 교수팀은 이들과 동공변화 관찰을 통한 자율신경계 변화와 관련된 침의 작용을 함께 연구하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하며, 이번 학회에서는 심박변이도와 동공변화를 분석하여 침 자극이 자율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밖에 UCI의 존 롱허스트(John C. Long hurst) 박사팀은 고양이를 대상으로 내관과 간사혈의 전침 자극으로 심장의 교감신경의 흥분반응을 억제하고, 오피오이드와 GABA의 억제기전을 제시하였다.
메릴랜드 의과대학 통합의학연구센터의 브라이언 버먼(Brian Berman) 팀은 환도혈 전침 자극을 통해 인터루킨1베타 억제를 통해 암 통증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 의과대학팀은 인중과 용천의 전침 자극으로 카이닉엑시드로 유발한 간질 동물모델에서 간질 발작 조절 효과를 보여주고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 분석을 통해 관련 유전자 발굴을 시도하였다.

■ 한국, 전침자극의 진통효과 등 수편 발표

한국의 침 연구자들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구성태 박사팀은 카라지난으로 유도한 슬관절염 동물모델에서 전침 자극의 주파수별, 경혈별 비교를 통해 전침 자극의 진통효과를 연구하였고, 이에 대한 신경약물학적 기전을 제시하였다.
가톨릭 의과대학 심인섭 교수팀은 스트레스 모델에서 신문혈 전침 자극을 통한 스트레스 억제 효과를 보여주고 이에 뇌신경학적 기전을 제시하였다. 경희대 한의대 임사비나·박히준 교수팀은 파킨슨 동물모델에서 양릉천, 태충 등의 경혈 자극을 통한 마이크로글라이아 세포의 활성화 억제를 통한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보호효과를 보여주었고, 마이크로어레이 기법을 이용한 파킨슨병에서 침 자극 관련 특이 유전자 발굴에 대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아울러 인체를 대상으로 한 뇌영상 연구로 신맥혈 자극으로 동측 영역의 운동영역 등이 활성화된 것을 근거로 무자법의 원리에 대한 단서를 찾고자 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원광대 성강경 교수팀은 족삼리 경혈의 다양한 전침 조건하에서 인터루킨-6, 인터루킨-12 등을 지표로 면역 기능계에 미치는 효과를 발표하였으며 대구한의대 양재하 교수팀은 코카인의 중독모델로 자가투여 모델을 확립하였고, 신문혈 자극을 통한 약물중독 억제 효과를 발표하였다. 원광대병원 김성철 교수팀은 갈락토사민(galactosamine)으로 유발한 간 손상 모델에서 기문혈에 오공 약침 자극을 통한 해독작용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밖에 서울대 소광섭 교수팀은 토끼의 뇌실에서 신경 및 혈관과는 다른 실 모양의 새로운 구조물을 발견하여 신경 봉한관의 존재를 위상차 콘포컬 렌즈와 전자현미경으로 경락의 해부학적 구조로서 존재 가능성의 단서를 제시하였고 향후 이에 대한 기능 연구까지 확대할 것이라 하였다.
필자가 속한 경희대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센터장 이혜정)는 신문혈 자극으로 니코틴 금단증상에서 불안 반응의 억제와 뇌의 편도핵에서의 코르티코트로핀 방출인자(CRF)와 뉴로펩타이드 와이(NPY)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여 금단 증상 완화에 대한 침의 작용기전을 설명하였다.

■ 침술의 과학적 근거제시 노력 절실

학회기간 중 재미 혹은 한국에서 온 신경과학 연구자들을 위한 저녁 모임에서 특별강연으로 가천의대 뇌과학 연구소장이자 뇌 영상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조장희 교수님의 fMRI와 양전자단층촬영(PET)의 융합을 통한 뇌 영상 연구 기술에 대한 최근 연구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강연에서 대한민국이 국민총생산(GDP) 대비 과학기술분야 투자가 세계 2위라고 한다.
2005년 과학기술부에서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를 우수연구센터로 지정하여 이제서야 수 천 년간 내려오며 검증되어 온 침술의 과학성을 과학계에서 인정하기 시작하고 있다. 많은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침 연구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학계 종사자들이 침구 분야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욱 절실할 것으로 생각된다. 보다 많은 젊은 한의학도들이 세계 속의 한의학을 꿈꾸며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으면 한다. 또한, 한의학계도 자신의 연구결과 및 임상결과 등을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전달할 수 있는 대토론의 장이 확대될 수 있으면 한다.

(SFN 2006 관련 홈페이지 http://www.sfn.org/am2006)

채윤병
경희대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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