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사협회 의료인 침술강좌개설 파문
상태바
침구사협회 의료인 침술강좌개설 파문
  • 승인 2006.08.11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배후에 양의계 있는 것 아니냐” 의혹

오는 16일부터 강의를 시작할 예정에 있는 대한침구사협회(회장 신태호)의 ‘의료인 침구학 강좌’가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의계는 양의사의 불법의료 행위를 부추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의료인이 의학과 관련된 학문을 배우는 것이어서 뚜렷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에 이번 강의가 얼마만한 규모로 이루어질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강의가 의협과 조율을 거쳐 마련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 파문이 우려된다.

신태호 회장은 “선진 각국이 침술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연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한·양의계가 갈라져 대립하고 있어 침구의학이 뒤쳐질 위기에 처했다”며 “질병이 침 시술을 통해 완치되는 기전을 밝히고, 연구를 활성화해 우리나라의 침구의학이 발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강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의계에서는 그동안 침구사제도 신설을 주도해 왔던 신 회장이 강의를 시작한데는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즉, 한·양방 협진병원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침술의 치료 기전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각계에서 진행되고 있어 신 회장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임상기술을 강의한다고 해도 도움이 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침구협은 강의를 개설하며 “의료제도의 일원화를 앞당기고, 침 의술의 과학화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는 침구학 강좌를 마련했다”라고 밝힌 것에서 나타나듯 한의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마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양의계에 침시술의 유용성을 알리고, 시술행위를 확대함에 따라 최소한 의료기사로서 침구사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 등이 발의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통한 침구사 신설에 힘을 보태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정경진 기획이사는 “의료일원화 논리에 편승해 양의사들의 진료범위를 벗어난 임상강좌가 양의사를 대상으로 열린다는데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한의사협회는 양의계의 행태 등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는 이어 “양의사가 침을 교육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완전히 차단된 것도 아닌데 유사의료업자에게 의료인이 교육을 받겠다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침구사협회는 동의학·침구학·진단학·임상·특강 등을 8월 16일부터 내년 1월까지 전·후반기로 나눠 3개월간 강의를 할 예정이며 강의비는 월 50만원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