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제제에 대한 약사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한의사들은 여전히 냉담한 상태여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의사 K씨는 “병원 처방전을 위주로 영업을 하는 약국을 뺀 나머지 약국들은 일반의약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한약제제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의사가 투약하는 한약의 양은 변함이 없는데 약사들이 판매하는 한약제제의 양이 계속 늘어나면 ‘한약의 전문가는 한의사’라는 인식은 점차 퇴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약분쟁 후 초기에는 한약조제약사들이 탕약의 판매에 많은 관심을 가져 한약조제약국들이 증가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표 참조>
반면 한약제제를 취급하는 약국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약사회에서도 한약정책위원회를 구성해 탕약보다는 한약제제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약정책위원회가 최근 ▲한약제제의 과학화 ▲한약제제 활용의 저변 확대 ▲한약제제의 홍보 등 3대 기본정책을 바탕으로 ‘한약제제 해설과 복약지도’를 발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3월부터 5개월에 걸친 연구를 통해 이번에 발간된 복약지도서는 약사들이 한의약 용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한 것에서부터 구강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각 질환별 한약제제에 대한 방제가 요약돼 있다. 또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 방제의 주성분과 효능효과, 작용, 임상응용, 상품명 등을 기록,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약사들의 갈증을 해소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사상체질에 따라 제제를 분류하고 가려야 하는 음식까지 기록해 복약지도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복약지도서는 약사회 지부나 분회를 통해 이달 초부터 회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결국 약사회는 탕약이 100방 처방에 막혀 활용도가 떨어졌지만 한약제제를 통해 한약에 대한 점유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해석이다. 따라서 한의계도 한약제제를 계속 방치할 것이 아니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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