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02] 山林經濟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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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02] 山林經濟②
  • 승인 2006.08.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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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의 특이점은 鄕名에 한글로 된 諺解를 붙여놓아 대조하기 편리하게 하였으며, 인용문마다 출전을 밝혀 근거를 제시해 놓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훗날 『증보산림경제』나 『攷事新書』에 이르러서는 많이 누락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원출처를 고증할 때 참고가치가 있다. 이 책에는 수많은 고금역대 명저가 망라되어 있지만 각각의 책에 대해서는 국역본의 해제에 소개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의방서와 의학관련서만을 꼽아 보기로 한다.

우선 정통의방서로는 『동의보감』을 위시하여 『동원십서』, 『단계심법』, 『만병회춘』, 『수세보원』, 『의학입문』, 『의학정전』, 『득효방』 등이 있고, 『증류본초』, 『탕액본초』와 같은 본초서, 그리고 『침구경험방』과 같은 침구전문서도 있다.
게다가 이창정의 『修養叢書類輯』과 같은 양생전문서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金丹正理大全』, 『道書全集』, 『山居四要』, 『修眞秘錄』, 『神隱志』, 『厚生訓纂』, 『抱朴子』와 같은 책들이다.
또 이 책에 治藥이나 治圃, 養花와 같은 부류가 있기 때문에 救荒에 관한 전문서나 農書도 있는데, 『救荒撮要』, 『衿陽雜錄』, 『農歌集成』, 『農事直說』, 『農桑輯要』, 『四時纂要』, 『養花小錄』 등이며, 가축치료를 위해서 『牛馬醫方』이 들어있다.

한편 이 책의 성격과 유사한 것은 『居家必用』이나 『攷事撮要』와 같은 책들인데 元, 明 혹은 조선에서 유행한 생활백과전서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문헌은 아직 그 실체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인용문헌들이다.
그것은 그저 경험방, 俗方, 聞見方 혹은 치료방이라고만 표기되어 있다. 또는 성씨나 지명만을 덧붙여 부른 경우도 있어 딱히 정형화된 어떤 책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예컨대 文生方, 白醫方, 潘方, 西原方, 安家方, 礪山方, 李醫方, 全方, 智異山僧方, 許方과 같은 것들이다. 다행이도 원작자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李용齋經驗方은 조선 중종 때 학자 李宗準(?~1499)의 경험방으로 보인다. 그는 호가 용齋, 浮休子, 藏六居士로 『神仙太乙紫金丹方』을 지었으며, 일본에 널리 알려졌다.
또 ‘許任方’은 침의로 유명한 허임의 경험방으로 보이는데, 『침구경험방』과 별도로 그의 이름이 붙은 경험방이 인용되어 있어 『사의경험방』에 채록되기 이전 독자적인 경험방이 통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16부의 수록내용 중에서 의약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는 攝生과 救急, 治藥이 으뜸일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섭생편 첫머리에서 저자는 卜居 즉 거처할 곳이 정해지고 주거지가 적절하게 마련되거든 保養과 服食으로 병을 물리치고 수명을 연장시킬 방도를 구하여야 한다고 전제하였다. 대개 내용은 養心志, 省嗜慾, 節飮食, 保身體, 愼起居와 導引, 服食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로 『수양총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전형적인 道家 양생서의 요지를 담고 있다. 구체적인 수련방법 보다는 양생의 원칙을 제시하고 여러 가지 例話와 개념을 설명해 놓았다.

구급편에는 自縊死, 溺水死, 凍死, 入井死 등 응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거나 卒病에 해당하는 것부터 앞쪽에 싣고 있는데, 조선 전기의 구급방이 중풍, 상한으로 시작하여 일상병증의 구급처치를 기본내용으로 전개하는 것에 비해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나머지 내용도 하품하다 턱이 빠졌을 때, 눈알이 튀어나왔을 때, 창자가 나왔을 때, 수족이 부러졌을 때, 刑杖을 맞았을 때, 범에게 물렸을 때, 벌레가 귀나 코에 들어갔을 때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뜻하지 않게 당할 수 있는 응급상황을 고려해 처치항목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간단하고 신속한 대처법을 수록하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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