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나의 삶48話] 김남선(영동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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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나의 삶48話] 김남선(영동한의원)
  • 승인 2006.05.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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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알레르기 비염 … 한방 영역으로 인식시켜

한방의료기관 경영전선에서 전문화·특화의 개념이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비염치료도 한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개원 26년 경력의 김남선(54·서울 강남구 영동한의원)원장이 ‘코알레르기’에 집중해 온 것이 16년, 이 분야에서 선구자라 일컬어지는 그는 그동안의 오랜 임상경력과 더불어 10권에 이르는 한방건강정보도서, 해외학술단체의 강연 등 왕성한 활동으로 ‘한의학에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한다’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온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한의원에 그를 찾는 환자들은 초·재진을 합쳐 하루 평균 50명에 이른다.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동교에서 수련의 시절을 보낸 그는 심계전공(협심증 관련 연구 논문)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80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한의원을 개원했다. 그 당시 강남구 학군의 교육열풍이 달구어지는 분위기에서 한의원에 오는 아이들은 집중이 안되어 성적이 떨어진다고 호소해 왔다. 그는 공부가 안된다는 학생들 중 코에 문제가 많은 것을 발견했고 성적과 코질환을 특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성적은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했다. 당시에 내원하는 아이들 중 입학 전·후 꼬마들 50%에게서 코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환경오염과 잘못된 식습관, 그리고 성인 못지않게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아이들의 알레르기성 비염이 극성을 부리게 됐다. 성장기 아이들이 코질환을 앓게 되면 전체 산소의 70%를 소비하는 뇌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는 숙면을 방해하여 한창 커야 할 시기에 성장의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다. 이외 늘어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어린아이들 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삶의 질을 끌어내리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 ‘한방에서 알레르기도 치료하나?’

그는 88년 현재 강남구 논현동 자리로 이전하고 90년부터 본격적으로 ‘코질환’ 한의원으로 특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의학 특화에 대한 인식은 지금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는데, 알르레기성 비염을 한방에서 치료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는 것이 큰 장벽이었다.
그는 “비만, 추나, 간질환, 부인병 등 정도에서만 일부 유명한 한의사들이 진료한다는 인식정도였다. 분명 한의대에서 한방안이비인후학을 교육하고 있었지만, 임상에서 자신있게 이에 접근하는 한의사들도 없었고, 대중들도 양방 이비인후과를 찾을 뿐 한의원에 올 생각을 하지 않아 안타까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에 한방에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을 쓴 것이 최근까지 10권에 이르게 됐다. 방송활동, 신문 칼럼 연재도 하면서 꾸준히 한방치료를 소개했다.

■ 진단과 치료

김 원장은 “알레르기는 완전한 질병도, 건강한 상태도 아닌 반건강상태이다. 이러한 병인이 눈에 결막염, 기도에 천식, 인후에 인후염, 피부에 아토피피부염, 장계통에 설사 및 소화장애 등을 유발하고 코에 생기면 비염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알레르기성 질환은 전신을 통해 나타날 수 있고, 순환해서 나타날 수도 있는데, 비염의 경우 폐 기능의 약화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김 원장은 알레르기를 극복하기 위해 장부와 정·기·신·혈의 조화를 치료해주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고 한다.

먼저 진단에 있어서는 전체적상태를 진단을 하고 사상의학의 체질적 진단을 30% 비중으로 활용하며, 진단기기를 사용한다. 진단기기로 원적외선 촬영, 비내시경, 천식검사, 축농증검사 등을 활용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알레르겐) 파악을 위해 바이콤 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독일 대체의료권에서 사용되는 바이콤은 파장을 이용한 기기로 100여개의 샘플을 대조하여 원인물질을 발견하게 된다. 대개 흔히 알려져 있는 알레르겐 검사방법으로 ‘스킨 스크래치’가 있으나 아이들의 경우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바이콤은 자극이 적고, 파장을 조정해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그에 따르면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비염 처방은 상한론에 제시되어 있는 소청룡탕이라고 한다. 콧물·코막힘은 수분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초(폐·기관지)에 수독이 쌓여 있다가 항원물질과 만나 콧물로 나오게 된다. 수독의 배출은 땀과 소변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소청룡탕의 마황이 소변배출의 주 역할을 한다. 신체상황, 체질에 맞추어 가감하여 접근하게 된다.

김 원장은 “한방은 根治의 개념이다. 보통 치료기간은 6개월 정도인데, 3~4개월이면 증상이 개선되고 나머지는 그 상태로 안정시켜주기 위한 단계이다”고 말하고 “한방의 치료율은 모든 과정을 충실히 따른 환자의 경우 70~80%”라고 확신했다. 양방의 경우 수술이나,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은 항히스티만제에 비해 속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한번 치료받으면 평생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 알레르기 병원 만드는 것이 꿈

90년 개원한 비슷한 시기부터 그는 일본동양의학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일본침구학회에 참여하고 있어, 년 2~3회 일본에서 강의와 논문발표를 해오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꽃가루 알레르기를 발생시키는 삼나무가 전국의 70%를 차지해 2월부터 사람들은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고 다니는 광경을 보게 된다. 일본에서 강의를 하다보면 한방치료에 대한 관심이 대단함을 느낀다고. 또한 미국 경산한의과대학에도 1년에 2∼3회씩 출강하고 있는 그는 “‘21세기는 알레르기 전쟁’이라 일컬어진다”면서 이 분야에 전망이 높을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저의료수가 침에, 홈쇼핑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약이 들어간 건기식으로 한방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작은 질환에서부터, 틈새를 찾아내 그 분야의 1인자가 되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에는 어김없이 골프장을 찾는다는 김남선 원장은 美 듀크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아들과 SVA 아트스쿨에서 그래픽을 전공 예정인 딸을 두고 있다. 그는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선택해서 살고 있지만, 손주 하나는 한의사로 키우고 싶다”는 계획에 자못 흐뭇한 표정이다.
“故 배원식 선생님처럼 90살이 될 때까지 임상을 하고, 그리고 알레르기 전문 병원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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