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의원 경영사례분석(2) - 발달장애아 전문치료 사랑과희망의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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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의원 경영사례분석(2) - 발달장애아 전문치료 사랑과희망의한의원
  • 승인 2006.05.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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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할 수 없는 진료영역 개척

발달장애아를 주로 진료하는 서울 서초구 사랑과희망의한의원 허영진 원장(38)은 한의대 재학시절부터 한의사가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한의사 신분으로 대국민에게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 지 항상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허 원장이 발달장애아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생후 9개월 갑작스럽게 찾아온 장애로 인한 자신의 체험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한의학을 선택하게 된 것은 몸도 가누지 못하고 누워만 있어야 했던 자신을 어머니께서 잘한다는 한의원은 다 찾아다니면서 혼자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까지 호전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 일어서서 걷는 것은 어렸을 때 잠깐 동안이었고, 성장속도가 빨라지면서 보조기 없이 걷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는 치료가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독립생활이 1차 치료목표

2000년 9월부터 매주 1회씩 장애인 재활치료기관인 ‘정립회관’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장애아 진료를 시작하게 됐다. 이때 발달장애아의 대다수가 조산, 난산, 약물문제 등 태내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 ‘태내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경우 모두 중증의 발달장애를 나타냈다.
후천적으로 장애가 발생한 경우는 조기에 잘만 치료하면 완치도 가능하지만, 태내병 아이들은 치료효과가 더디게 나타났다. 이때 발달장애아 진료를 계속해야할지, 또 치료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중증이나 치료시기를 놓친 장애아들은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아주 경미한 수준의 ‘호전’을 보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보호자에게 솔직히 “제 힘으로는 어렵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보호자들은 “그렇더라도 계속 치료해 달라”며,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현재 국내 발달장애아의 수는 아직 복지부의 공식적인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1만명 당 5명 꼴로 추산되고 있고,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사랑과희망의한의원이 발달장애아 치료에 있어서 1차적 목표로 지향하는 것은 ‘신체기능·인지능력·언어능력을 길러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끌어 주는 것’이다.

■ 미성숙한 내부 장기 활성화가 치료 초점

초진시 자세한 설문상담, 임신 전·중·후·분만시에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아이의 성장발달과정에서 어떤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등등을 각각의 단계별로 나누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장애의 원인이 태내에서부터 기인하는 발달장애아들의 치료 근간은 미성숙한 오장육부·뇌·척추 세 가지 기능을 공통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이다.

치료내용은 오장육부를 성숙시킬 수 있는 한약투여를 기본으로 오장육부와 수족발달에 도움이 되는 약침치료, 뇌기능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해 두부에 자침, 장부와 연결된 혈자리를 지압해 주는 수기치료 등을 주로 한다.
각 질환별로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의 치료기간은 경한 범주의 경우 6개월~1년 정도 걸린다. 중한 범주는 1년 이상의 장기치료를 요한다. 그리고 어릴수록 치료효과가 높고, 치료기간도 짧다.

치료가 끝난 후라도 초기에는 1개월에 한 번씩 내원토록 해 그간의 경과를 체크하고, 그 다음에는 3개월 6개월 간격으로 내원토록 해 체크한다. 이렇게 결과가 좋아서 치료를 종결한 아이들의 보호자 중에는 ‘아이가 공부를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아이에 대한 기대 목표가 달라져서 다시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 치료의 재현성, 안정성 확립에 주력

1년 이상 장기치료를 해야 할 경우 치료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이럴 때마다 허 원장은 장애아의 사회적 존재의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장애아 출생의 책임은 그 부모의 잘못도 아니고, 장애를 타고난 아이의 잘못도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국가와 기업 사회가 해결해 줘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허 원장은 “이 문제를 국가나 기업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으며, 지원을 요구하기에 앞서 치료의 재현성이 안정적으로 확립돼야 할 것”이라며, 의료인의 책무에 더 큰 책임성을 부여했다.

그리고 현재의 목표는 2008년 초 ‘발달장애한방치료센터’를 여는 것이다. 민간차원에서 시작해 법인체나 복지재단의 형태로 발전시켜 장애아 치료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른 치료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발달장애아 치료는 의사와 보호자간의 ‘신뢰’와 ‘인내’가 가장 중요하고, 보호자와 끊임없이 환자정보를 교류하고, 의사 스스로 극복하고 변화시키고, 접목해 나가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 충분한 치료시간 확보 위해 예약제 시행

현재 사랑과희망의한의원은 전면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치료시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예약제를 시행하기 전에는 하루 평균 70여명 내외의 환자를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꼬박 진료했는데, 이 때 ‘진료의 질 저하’라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예약제’로 전환한 이후 하루 20여명 내외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치료시간이 충분히 확보되고, 연구할 시간이 좀 더 많아져 오히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간의 경험상 발달장애아를 진료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고 한다.
“발달장애아를 하루 70명 이상 진료한다는 소문이 퍼져 처음에는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했던 한의사들도 꽤 많았는데, 대부분 얼마 안가 포기하고 말더군요.”
이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 뚜렷한 소신과 치료에 대한 확실한 방향성이 서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아직 접근하지 않은 영역에서 환자를 많이 보고 있다는 정보만을 가지고 왔다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라고 말한다.

허 원장은 “국가나 기업체로부터의 지원을 얻어내고, 동료 한의사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서양의학과의 동조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발달장애의 한의학적인 분류, 통계처리, 한약리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독자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그는 300여명의 발달장애아 진료 case를 취합해 산모의 조산, 난산, 스트레스, 양약노출 등 모든 내용들을 기록해 통계자료화 하고 있으며, 현재 某제약회사 연구진과 K대학의 실험실에서 한약리적 효과에 대한 예비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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