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치료, 이것이 진실이다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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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치료, 이것이 진실이다⑩
  • 승인 2006.04.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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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을 철저히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배경은?
자본축적이 쉬운 기존 의료권력에 편입하려는 의도


2004년 10월 74세의 나이로 타계한 프랑스의 세계적인 해체주의 철학자인 자크 데리다<사진>는 서구의 전통적인 인식 실천 체계를 철저히 해체하고자 했다.
“자본주의는 물론 사회주의 역시 서양식 이성 중심에서 나온 만큼 두 체제 모두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없으므로 동양적 사유를 모티브로 삼아 서양 철학 구조물을 해체해야 한다.”
데리다는 서양의 형이상학을 ‘로고스 중심주의’라고 규정했다.

성균관대 김정탁 교수(언론정보학)는

“로고스 중심주의란 이성적 진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체계로서 ‘로고스만이 모든 것의 으뜸원인이자 궁극적이라는 믿음’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중심이라는 것 또는 절대적 진리라는 것은 그와 반대되는 것을 배제하고서 이루어낸 폐쇄적 사고방식의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서양의 지적 전통은 수천 년간 자신들의 기준에서 벗어나면 모두를 부정하여 주홍글씨로써 각인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근대에 들어 서양인들은 아시아, 아프리카인을 야만시하면서 자신들의 종교, 사고방식, 삶의 철학을 주입시키는데 몰입하지 않았던가. 서양의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데리다가 도입했던 것이 바로 동양적 사유”라고 했다.

철학자 카를 포퍼는

“과학적 발견의 논리에서 과학과 비과학을 가르는 기준으로 귀납을 거부했다. 귀납만으로는 과학 이론이 결코 절대적으로 옳다고 증명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하여 『카오스 시대의 한국 사회』에서 김상일 박사는

“객관적 검증이란 이미 파란 눈동자를 가진 학자들에 의해 요리된 검증인 것이다. 우리 검은 눈동자의 소유자들은 줏대도 없이 그것이 객관적인 이론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기 눈으로 보는 자신을 잃고 만다. 그래서 학문은 사대 예속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학문의 창의성은 상실되고 말았다. 벽안의 검증만이 객관적이고 진리라는 것이다.
여기서 실증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연구 방법론이 症實을 제시하겠다.
증실이란 객관적인 실재를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인 증에 실하려는 태도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실을 증하려는 태도는 파산되고 말았다. 실재를 검증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만 우리는 증에 실하는 길 밖에 없다.”

또한 그는
“실증과 증실의 차이는 병의 원인을 찾는데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양의학은 병의 객관적인 원인을 찾는다. 그리고 병 난 부위에 관심을 갖는 국소주의적 진찰법에 철저하다. 이런 태도가 바로 실증주의적 태도다.
그러나 한의학은 병의 증상을 찾으려 한다. 증상이란 병의 원인이 나타내고 있는 총체적인 반응이다. 그리고 국소주의적이 아니라 총체적 혹은 유기체적이다. 양의학은 실증주의에 기초하여 매우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것 같지만 오진율이 더 높다.
지금 양의학은 실증주의적 방법이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듯이 학문의 모든 영역에서 똑같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30년간 ‘의학의 황금기’를 누려왔던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의료의 위기’를 스스로 인정하게 되면서 의료 소비자 및 환자들은 대체의학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의성이 있음을 알고 점점 더 늘어나게 되었다.
이런 추세에서 한의학이 지향하는 총체적 혹은 유기체적 패러다임은 기존의 의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기에 충분하였고, 그들의 생각과 정확하게 일치하였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 크게 보급되었다.
그런 조류에 편성되어 국내 한의학의 발전도 빠르게 진행되었고, 미국 내에서 한의과 대학이 50개를 넘어서고 있으며, 많은 연구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은 한의학이 원하는 방법으로 발전하기란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주대 의대 이종찬 교수(인문사회의학)는 『동아시아 의학의 전통과 근대』에서

“생체 권력이 작동하는 기전은 실로 전 세계적이다. 전 세계 보건 의료의 활동을 관장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 세계적으로 유수한 과학자들의 연구비를 통제하고 있는 미국의 국립 보건원, 동아시아 국가들의 의료정책을 ‘약의 정치’를 통해 무대 뒤에서 교묘히 조종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동아시아 의료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세계 무역 기구, 동아시아의 경제적 위기를 주무르고 있는 국제 통화 기금 등이야 말로 이런 작동 기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이다. 전통의학의 발명도 이런 범주 내에서 이루어질 뿐이다”라고 했다.

의료를 관장하고, 동아시아의 경제를 주무르는 집단들의 목적은 한의학의 발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사업이 하나 더 늘어났으므로 기존의 의료 권력 내에 편입시키자는 것이다.
또한 자본가들은 환자의 생활 습관이나 내면의 자연 치유 능력을 더 중요시하는 한의학보다 의사의 전문적 판단이 중요시되고 다양한 기기나 병원, 연구소, 양약 등의 방법을 동원한 양의학이 자본 축적을 더욱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한의학이 주류의학으로 부상해야 하는 시대적인 명분은 있으나 실리적인 도움이 적기 때문에 양의학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계속>

선재광
한방고혈압연구회 회장
서울 광진구 대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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