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과대 교수와 한의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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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과대 교수와 한의과대 교수
  • 승인 2006.04.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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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립대 한의대 설립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립대인 전남대가 한의대 유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4월 한달간 의사협회와 전국의대교수협의회, 그리고 광주광역시의사회에서 잇따라 강력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국립대 한의대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로 ‘국립대 한의대 설립은 그동안 의료계가 추진해 온 의료일원화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밝히고, ‘한의학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국립대 한의대 설립보다, 기존 의대에 한의학을 검증할 수 있는 연구소나 대학원 과정으로 도입하는 의료일원화를 위해 단계적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의학계가 한의학에 퍼붓는 논조는 한의학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도 못했고, 안전성이 미확인된 의학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한의학은 국민보건에 위해를 가하는 위험스런 존재일 뿐이라는 말로 들린다. 덧붙여 그들은 자신들이 한의학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의학을 의대에 편입해야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의학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 예를 들어 의대 내에 한의학을 강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역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제기되어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과, 실제 일부 의대 내에서 한의학을 교육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런 분위기를 잘 나타내준다. 대체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분명하게 섞여있는 것까지 포함한다면 양의계의 관심영역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반면에 한의계로서는 상처를 입어 위신은 위신대로 떨어지지만, 손에 쥔 것은 줄줄 빼앗기고 있다는 억울함이 팽배하다.

얼마 전 한 한의계 인사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한의사의 제도적 실패를 증명하기 위해 해외에서 그 사례를 찾는데, 가깝게 일본에서의 한약사고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실패의 원인을 한약을 서양의학적으로 관리함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전통의학이 제도권에서 사라지면서 문제점이 발생한 것인데 양방에서는 엉뚱하게도 한약사고가 난다는 현상만 가져와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양쪽 의사집단의 갑론을박이 어떻게 비추어질까? 환자의 입장에서는 누가 했든 약이 과연 안전하고 효과적인가를 밝혀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한의학의 전문가로 제도화된 한의사 집단을 제치고, 한의학은 의대에서 연구해야 하며 의료일원화를 해야 한다고 의대교수들은 저 난리들을 피우는데 어째 한의과대학 교수님들은 그리도 조용한지….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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