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베트남 장기 진료봉사 떠난 강경남·박지형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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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베트남 장기 진료봉사 떠난 강경남·박지형 부부
  • 승인 2006.04.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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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우리 필요로 하는 곳에 갑니다”

부부 한의사인 강경남(37)·박지형(33) 씨가 6개월간의 해외 의료봉사를 위해 한의원을 접고 최근 베트남으로 떠났다.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소속이자 베트남평화의료연대 회원인 강경남 씨가 부인 박 씨와 함께 베트남 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작년 베트남에서 경험했던 1주일간의 의료봉사 때문이었다.

강경남 씨는 “현지에서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고 자신도 온몸에 수류탄 파편을 맞아 평생 고통 때문에 단 하루도 편히 잠을 자지 못했다는 한 베트남인을 만났다. 그분은 한번 한방치료에 그날 저녁을 편히 잘 수 있다고 했다”면서 “지금도 도처에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이 있으며 이분들에게 내가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6개월간의 의료봉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진료활동은 지난 해 베트남진료활동을 계기로 장기 치료를 요하는 그 지역의 생존자 30여명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베트남 중부 빈딩성 의료청의 허가를 받아 따이선현 의료센터와 따이빈사 보건소에서 진료를 하게 된다.

대전대 한의대 졸업을 앞 둔 1998년 여름, 강 씨는 개원지를 찾기 위해 전라남도 여러 섬들을 뒤졌다. 개원 입지 조건은 ‘의료시설이 부족한 곳’. 진료 따로 의료봉사 따로가 아니라, 필요한 곳에 직접 한의원을 열어 진료봉사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듬해 졸업과 함께 동문의 두 부부는 아무 연고도 없는 전남 완도군 고금도에 고금한의원을 열었다.

공동원장으로 같이 진료하던 부부는 이웃해 있는 약산도를 비롯해 인근지역에 배를 타고 다니며 무료진료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약산도 주민들이 고금도에 찾아오는 고충이 만만치 않은 관계로 약산도에도 한의원을 열게 됐다. 그래서 두 섬에는 강(약산한의원), 박(고금한의원) 부부가 나란히 진료를 하게 된 셈이었다.

개원 이후 섬에는 병원과 치과가 새로 들어섰고, 연륙교 공사도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처음에 그들이 찾던 무의촌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그럴 즈음 지난해 베트남 진료를 가게 된 것이다.

강 씨는 “한국군이 주둔했던 중부지방의 빈딩성은 생활환경이 열악하지만 아내도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면서 “모든 것이 불편하겠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갈 수 있게 되어 즐겁다”고 말했다.
강 씨 부부 사이에는 인찬, 인성 두 아들이 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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