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MART 2006 심포지엄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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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MART 2006 심포지엄에 다녀와서
  • 승인 2006.04.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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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으로 집중되는 침연구 흐름 읽혀

지난 4월 7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제12회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 2006 symposium에 다녀왔다. ICMART는 침구치료에 관심이 많은 유럽 의사들 주축으로 1983년에 창설되어 전 세계 42개 회원국을 가지고 있는 학회로 서양의학 중심의 임상적 침치료 연구에 있어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단체라고 할 수 있다.

‘The Expanding Horizon of Acupuncture: An International Celebration’이라는 주제하에 개최된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 400여명의 의사, 한의사 등이 참석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이윤호 교수, 최도영 대한침구학회장(경희대 교수)을 비롯하여 이혜정, 이재동, 고병희, 안경애 (이상 경희대), 이승덕 (동국대), 손창규, 홍권의, 박양춘 (이상 대전대), 김성철, 신병철, 이수경 (이상 원광대), 안창범 (동의대) 교수님과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최선미 박사, 김우영, 한창현, 박지은, 이시우 연구원 그리고 필자 등 25명 정도 참석하였다.

4월 6일에는 pre-symposium workshops 및 환영식이 열렸고, 7일 개회식에는 Michael Coomes AAMA(미국의학침술학회) 회장, Bryan L Frank ICMART 회장, Francois Beyens ICMART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 열린 오전 세션에서는 최근 논문을 중심으로 한 침술 연구 동향, 진단 치료기술의 개발 등에 대한 초청 강연이 있었고 오후에는 workshop 및 구두발표가 6개방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에서는 이승덕, 손창규, 박양춘, 김성철, 고병희 교수님, 김우영 연구원 및 필자가 구두발표를 하였고 19편의 포스터발표가 있었다. 이는 전체 논문의 25%에 달하는 것이었고 그 중에서 경희대 채윤병 선생님(지도교수 이혜정)이 발표한 ‘The effect of acupuncture on carrageenan-induced inflammation: evidence from protein array analysis of cytokine levels’란 논문이 포스터발표 참가자들 중 최우수상을 수상해 한국의 연구 위상을 세계에 보여주었다.

이러한 논문 참여율 및 연구 성과로 한국 한의사들이 정회원으로의 승격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대한침구학회 최도영 회장을 중심으로 ICMART와의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하여 Beyens ICMART 사무총장과 1시간여 담화를 하였는데 정회원국 가입과 관련해 과거에 비해 한층 발전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수년간 계속되어온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멀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게 하는 결과였다.

이번 학회의 수상 논문은 대상을 차지한 독일의 ‘Preventive effect of acupuncture on skin reaction and emotional perception of hitamine-induced itch’를 포함하여 3편 중 2편의 논문이 임상시험 논문이었다. 침의 세계적 연구방향이 임상시험 위주로 진행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었고 이러한 흐름이 우리나라에서 연구에 선도적인 교수님들이 나아가려는 방향과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침 임상연구의 선두주자격인 Dr. Berman의 연구발표를 들으며 우리나라의 연구역량이 결집되어 연구가 지속된다면 Berman의 논문을 능가하는 연구가 한국에서 곧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행복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필자는 첫째날에 ‘Medical apprehension mechanism of deep acupuncture for treatment of knee pain’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구두발표를 하였는데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기분이 좋았지만 짧은 영어실력 때문에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변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의 한의학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고 세계에서 그 위상을 알리기 위해서는 한의사도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느끼는 순간이었다.
9일 2007년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의 학회개최를 기약한 폐회식을 끝으로 3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해외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처음 참석한 필자는 이번 학회를 통해 한의학의 현실에 새롭게 눈을 뜬 느낌이었다.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야할 한국의 침구학 분야가 ICMART 정회원에 가입도 못했다는 사실과 한의사라는 명칭이 세계에서는 전혀 존재감이 없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큰 충격이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침구학 이론이 뛰어나고 실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를 보여줄 연구 성과가 없는 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고 침이 세계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점점 도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일주일에 3시간 정도만 대체의학으로 침 치료를 하고 있는 Dr. Berman이 침 연구에서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것이 현실이었다.

다행히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교수님들과 한의학연구원 등의 노력이 있기에 우리나라는 발전가능성이 충분하고 이러한 노력들이 ICOM과 같은 한중일 중심의 학술대회에 결집된다면 ICMART를 능가하는 학술대회로 커가서 한의학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년에 대구에서 열렸던 ICOM에 참가했을 때는 참가자들이 대부분 강의실 밖에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 ICMART에서는 참가자들이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학회 및 연구의 발전을 위해 발표의 질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참가자의 마음가짐도 변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큰 배움과 발전의 기회를 주신 동국대 김갑성·이승덕 교수님을 비롯한 도움을 주신 여러분께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백승태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수련의
동국대 대학원 침구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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