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나의 삶47話] 황의현(오베트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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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나의 삶47話] 황의현(오베트한의원)
  • 승인 2006.04.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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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링테스트 응용한 오베트진단법 개발, 적용

만학도였던 황의현(55·서울 광진구 오베트한의원)원장이 한의학 진단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베트(OBET : O-ring, Bioenergy Test)검진법 개발에 매진한 것이 올해로 13년이 되었다.
그는 “임상을 할수록 한의학의 우수성은 확신했지만, 객관적인 진단법이 없어 스스로 한계를 느꼈다. 오베트 검진법을 통해 한의학 진단과 처방을 검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형 황의완 교수의 권유로 한의대 입학

전북 전주시가 고향인 황의현 원장의 집안은 교편을 잡았던 부친 슬하에 5남매가 있었다. 군대를 다녀온 그가 당시 경희대 한의대에 재학중이던 맏형 황의완(60·경희대 한의대 신경정신학 교수) 씨의 권유로 원광대 한의대에 입학한 것은 28세때였다.
한의대 재학시절,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5남매가 모두 대학공부를 하느라 집안 형편은 빠듯하기만 했고 황 원장은 스스로 과외를 하며 대학생활을 꾸려가야 했다. 당시 교제하던 같은 학교 간호학 전공의 여성은 지금의 아내가 되어 있다.

■ 잘 되던 한의원, 그러나 임상의 한계에 부딪혀

84년 졸업 후 그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한의원(무송한의원)을 인수했다. 전에 있던 한의사의 명성으로 환자들은 꾸준히 늘었다. 10개의 약탕기를 놓고 한약을 다릴 정도였다고 한다.
이때 그는 스스로 임상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모든 진단기기는 보이는 대로 사들여 임상에 적용해보았다. 하지만 한의학적 진단과 처방까지 연결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재현성이 가능한 검증도구가 되어주지 못했다.
그는 “한의원은 잘 됐지만 ‘틀린 것을 맞다’는 성격이 못되어 객관화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고 당시의 고민을 털어놨다.
93년 오무라 박사를 통해 오링테스트가 소개됐고, 이 때부터 오링테스트를 이용한 검진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95년, 친척 한명이 양방병원에서 간암판정을 받았으나 치료방법이 없어 항암제만 처방받고 병원을 나왔다. 항암제를 들고 온 친척을 진찰하면서 불현듯 항암제와 환자의 관계를 오링테스트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링테스트는 인체에 유익한 물질을 손에 쥐면 힘이 증가하여, 반대편 손가락의 힘으로도 나타나는데 따라서 반대편 손가락의 힘을 측정하여 유·무해를 판단할 수 있다는 원리에 기반한 것이다.
테스트 결과 그 친척에게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여러 암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하면서 ‘양약은 질병 타겟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착상이 떠오르게 됐다.
오링테스트를 임상에 적용할 경우, 사람 자체를 도구화하는 검진법이기 때문에 과정을 객관화 할 필요가 있었다. 또 한가지 한의학의 진단과 처방에 맞도록 적용할 수 있어야 했다.

■ 오링테스트-한의학과의 연계고리 찾기

실험 대상은 환자의 혈액샘플로 했다. 혈액은 신체를 돌아다니며 물질을 통제·조절하는 무형의 생명력, 즉 실질적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진단약 샘플은 양약으로 하고,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실험기구로 훈련된 사람을 진단과정에 투입했다는 것이다. 즉 오링테스트는 피실험자의 성별, 체력 등 여러 가지 조건 등이 진단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래서 실험도구로서 능숙하게 훈련된 사람을 투입하게 됐는데, 황 원장은 이렇게 시험도구로 투입된 인간의 ‘뇌’를 일종의 컴퓨터라고 비유했다. 이 컴퓨터가 샘플약의 유·무해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단과정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한 후, 가느다란 銅線으로 만든 용기에 혈액과 진단약 샘플을 함께 넣는다. 훈련된 사람의 한 손은 동선 용기에 연결된 선을 잡고, 반대편 손가락은 고리모양을 만든다. 실험자는 이 고리모양의 손가락을 벌리면서 힘을 측정하게 된다. 간호사 출신의 부인이 이 역할을 하고 있다.
암의 경우, 발생 부위를 판별하고, 한의학적으로 장부 진단에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처방의 가감에도 적용할 수 있다. 먼저 환자에게 알맞은 처방을 찾아내고, 처방 중에서도 환자의 병증에 유해한 것을 제거하고, 필요한 것을 보태는 것.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가 되풀이됐다.

황 원장은 “양방에서 확진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 진단의 정확성은 90%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 검진법은 검진의 정확성이 높으면서도 비용과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침에 관련해서 迎隨補瀉에 따른 영향도 오베트를 통해 검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검진법을 증명하기 위해 수의대· 양방의대 교수와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높은 진단율이 나왔고, 98년에는 오베트에 관한 논문(원광대 한의대 약리학전공)을 내기도 했다.

오베트 검진법은 전국학술대회에 발표되어 소개된 바 있지만, 연제 선정과정에서 한의계의 반발과 미온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오베트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편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베트의 원리는 서로 이익이 되는 것은 공명하는, 파동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기의 운동이라고도 생각된다”면서 “양방과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우리만의 검진법이 필요하다. 과학적으로만 설명하려고 고집할 때 우리의 핵심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베트와 난치병을 고집하면서 처음에는 진단과 처방을 찾는데만 1시간 30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진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당연히 줄었다. 풀리지 않는 고비에서는 한의원 옥상에서 새벽까지 기도하는 일도 많았다.
그는 “오베트를 통해 한의학을 세계에 전파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면서 “1남2녀 자녀 중 한의학 전공자가 없어 아쉬운데, 한의사 사위를 두면 이것을 꼭 전수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진단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황 원장은 요즘 강의 및 학회 결성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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