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엄종희집행부 출범의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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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엄종희집행부 출범의 의미와 과제
  • 승인 2006.04.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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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사회적 역할 확립이 최고의 사명
내부 정비·결속 통해 위기관리능력 키워야

엄종희 회장은 지난 3일 중앙이사의 1차 명단을 발표함으로써 37대 집행부가 본격 출범했다.
엄종희 회장은 스스로 약속한대로 앞으로 2년간 1만6천여 한의사의 권익을 신장시켜 밖으로는 한의사를 국민 앞에 당당하게 만들고 안으로는 모든 한의사를 행복하게 만들 사명을 짊어지게 됐다.
엄종희 회장은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한방의보의 변화와 혁신, 안전하고 효과 있는 한방의료, 국민에게 다가가는 홍보전략, 한방의료의 확대, 법과 제도의 개혁, 강력한 의권수호, 회원이 주인이 되는 사무국조직 개편 등 7개의 실천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또 세부적인 실천과제와 추진방안도 공약집에 담았다.

엄종희 회장은 이런 정책과제를 임기 내에 실현코자 적재적소의 전문가를 이사로 위촉해 진용을 꾸렸다.
하지만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벌써부터 전통한약사로의 명칭변경문제와 침구사제 도입을 위한 입법발의 여부를 둘러싸고 초긴장상태에 빠졌다. 한의계의 강력한 반대에 밀려 주춤거리는 모습이지만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태다.
이뿐만 아니다. 한의계 일은 도처가 지뢰밭이다. 약이면 약, 침이면 침 모두가 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다. 한 순간만 방심하면 한의사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사실은 지난 50년간의 회무경험으로 확인된다. 여기에다 전선이 기존의 무면허집단에서 면허집단으로 확대됐다. 전선이 다양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회무를 기대하기란 실로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위기관리임무는 집행부의 최우선적인 과제다.

한의사 내부의 정비도 대외현안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아무리 중요한 현안이라도 내부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힘을 쓸 수 없다. 역대집행부가 실패한 부분이 바로 대내적인 일이었다. 화급을 다투는 대외현안에만 역량을 집중한 나머지 한의사의 일상적인 요구를 다루는 문제에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해결할 줄 몰랐다. 한의계 내부의 일을 담당하는 이사도 없고, 있다 해도 중요한 일처럼 인식하지도 않았다. 대외 현안 해결과 내부 결속은 동전의 양면으로 어느 하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국 두 가지를 연결해서 바라볼 줄 아는 리더십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시너지효과를 거둬야 할 것이며, 선거 때마다 지역과 학교, 집단별로 갈갈이 찢겨진 한의계를 하나로 모으는 지혜가 요구된다. 아울러 시대적 흐름을 꿰뚫고 한의계 구성원들의 고정되고 정체된 안목을 틔워줄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무장한 지도적 이념을 제공해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 점에서 회장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직적 감각도 요구된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거대한 집단과 대항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혼자 뛰는 방식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집행진은 중앙이사, 사무국 등의 참모조직과 반회, 분회, 지부 등 지역조직이라는 양 날개를 균형 있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줄 알아야 하며 학회와 대학, 한의 각 단체들의 도움을 적절하게 구하는 한편 필요하면 한의단체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도 현명하다 하겠다.
대외적인 교섭능력도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요구가 있는데 간과한다거나 준비가 되지 않아 기회를 놓쳐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또 협력할 때는 협력을,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특히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 확립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정책은 실효성이 없어 결과적으로 한의협과 한의사를 지치게 만들 뿐이다.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맞게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은 엄종희 집행부의 시대적 사명이다. 엄종희 회장이 공약에서 밝힌 대로 온몸으로 뛰고, 혼신을 다해 전진하고, 참맘으로 섬기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과연 엄종희 집행부가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면서 2년간 안전한 항해를 마치고 ‘국민 앞에 당당한 한의사, 행복한 한의사’라는 화두를 실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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