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건강 지킨다(30) - 소아불면증[夜啼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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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건강 지킨다(30) - 소아불면증[夜啼症]
  • 승인 2006.03.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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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수면습관 위한 환경 중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한밤중에 깨어 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개 시간이 지나면 낮과 밤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만, 어떤 아이들은 엄마가 잠만 재우려고 하면 칭얼대거나 울면서 기운을 다 빼 놓는다. 이런 아이들은 잠들기까지 그 시간이 길어 잠투정도 심하지만, 잠이 깊게 들지 않아 자주 깨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아이들이 자지 않고 보채는 것을 일컬어 야제증(夜啼症)이라고 한다. 아직 어려서 그렇겠거니 하는 엄마들도 있으나, 아이들이 밤에 잠을 못 이루면 성장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만약 아이가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면, 전문의에게 찾아가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심장에 열이 많을 때 - 몸 서늘하게

심장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해 열이 발생한 경우[心熱] 아이가 잠을 이루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운동을 한 직후나 화가 날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처럼 기운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한 곳으로 몰린다. 대체로 몸에 열이 많고 손발이 뜨거우며, 피부가 붉거나 검다.
이렇게 심장에 열이 많은 아이들은 몸을 서늘하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선 침실 온도를 24℃ 이하로 맞춰, 너무 덥지 않도록 해준다. 또한 겨울에는 내의를 얇게 여러 겹으로 입혀서 땀을 잘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 소화기가 약한 아이 - 찬 음식 피해야

잠을 잘 못 이루는 원인으로는 소화기가 약한 경우[脾寒]도 있다. 아이가 음식을 먹고 체했거나, 몸에 찬 기운이 많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화기의 이상이라면, 아이를 재울 때 배를 따뜻하게 덮어주고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50~100번씩 배를 문질러 준다. 이불을 계속 차면 수건을 두세 번 접어 배에 둘러준다. 찬 음식은 피하고 따뜻한 물이나 음식을 준다. 비장 기운을 북돋우는 인삼 또는 자감초 40g에 물 2~3ℓ를 붓고 20분 정도 끓여 보리차처럼 수시로 마시게 한다.

■ 입병 및 목이 부었을 때 - 질환 여부 확인

입안에 병이 생겼거나 목이 부어서 통증 때문에 잠을 못자는[口瘡重舌] 아이도 간혹 있다. 특히 신생아 중에 자주 발견되는데, 열이 나거나 자주 깨어 칭얼대는 아이는 입병 등의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방에서는 입이 비장, 혀는 심장과 관련 있다고 여기므로 아이가 입안이 아프다고 하면 감염성 질환인지를 먼저 살피고 아니라면 심장과 비장의 기운을 조화롭게 하는 치료를 한다.

■ 예민한 아이 - 아이의 기분을 풀어줘야

예민한 아이들이 낮에 무서운 상대를 봤거나 놀라서 잠을 못 이루는 경우[客悟]도 있다. 잠들기 직전에 무서운 영화를 보는 것은 피하고 침실 조명을 켜주면 도움이 된다. 두 살 이후에는 아이를 부모와 따로 재우는 것이 좋은데 아이가 놀라서 잠을 못 자거나 불안해 할 경우에는 아이가 잠들 때까지 곁에서 작은 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준다.
잘 놀라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포룡환을 사용한다. 어떤 엄마들은 포룡환을 ‘경기를 일으켰을 때 먹는 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심장의 기능을 돕기 위해 간을 보하는 약이다. 포룡환으로 심장이 편안해지면 놀라는 것도 풀어줄 수 있고 간질도 없앨 수 있다.

이상은 예로부터 전해온 ‘야제사증’(야제증의 4가지)에 관련된 내용이며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임상에서는 더 흔한데, 특히 핵가족화된 가정에서 아이들이 밤에 잠을 못 잔다고 호소하는 경우 초보엄마들이 겪는 서투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더 많다.

■ 실내온도 24℃ 이하, 습도 50% 유지

아이는 어른보다 에너지 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몸에서 발생되는 열과 증발되는 수분량이 많다. 너무 덥거나 건조한 환경에서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칭얼대기 마련이므로 아이 방의 실내 온도는 24℃ 이하, 습도는 5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재우면서 TV를 틀어놓거나 부모들이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이불 위에서는 음식을 먹거나 책을 보지 않게 하며, 침대 주변에 장난감이나 인형을 두는 것도 좋지 않다. 잠잘 시간에는 조명을 어둡게 해 아이가 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은 수면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낮잠을 자는 아이들의 경우 가급적 오후 2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는데, 특히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녀온 후인 오후 4~5시경에는 환기를 시키거나 TV를 크게 켜서 저녁 먹은 후까지 잠이 들지 않도록 일주일 정도 하고 나면, 대부분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시간(22:00~02:00)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된다.

신생아들은 밤낮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엄마들이 애를 먹는다. 밤에 아이가 깨면 아이를 달래기 위해 젖이나 우유를 주게 되는데 이는 매우 나쁜 방법이다. 밤중에 수유를 하게 되면 ‘체기(기가 순환되지 않고 정체되는 것)’가 생겨 탈이 생기거나 밤에 편히 잘 수 없다. 때문에 밤중 수유는 단계적으로 끊는 것이 좋다. 엄마는 아이가 마음껏 먹었을 때의 양이 어느 정도인가를 확인한 후 5~10ml씩 양을 줄인다.

그러나 한번쯤 아이가 먹는 양을 과감하게 줄이는 것도 괜찮다. 양을 줄이는 것이 잘 안되면 젖 대신 보리차로 속을 가볍게 해주어도 좋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6~17세 어린이 중 만성적인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약 70%의 아이들이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또 밤새 잠을 못 잔 아이들은 피로를 풀지 못해 낮에도 짜증이 많고 소극적인 아이가 된다.
깊게 충분히 자는 잠이 아이들의 건강과 바른 성장에 중요한 토대가 됨을 알려주는 사례들이다. 밤낮이 바뀐 아이들이나 컴퓨터 게임으로 인해 늦게까지 잠들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바른 수면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윤상
경기 군포 산본 함소아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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