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 저서, ‘한약은 민간요법’ 또 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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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 저서, ‘한약은 민간요법’ 또 폄하
  • 승인 2006.03.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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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무분별한 용어 혼용 시정 요구

한의계의 거듭된 지적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양의계는 여전히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거나 ‘한약은 민간요법’이라는 사고를 버리지 않아 개선이 요구된다.
한약에 대한 양의계의 뿌리 깊은 편견은 서울아산병원 암센터팀이 최근 발간한 ‘암에 대한 모든 것’<사진>이라는 책자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걸리는 간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폐암 등 7대 암의 원인과 진단, 예방 및 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중 간암, 대장암, 유방암을 다룬 장에서 한약을 폄하했다.

암센터팀은 ‘간에 좋은 음식’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면서 민간요법뿐만 아니라 효과가 확인된 한약에 대해서도 증명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상황버섯, 느릅나무, 영지버섯, 동충하초 등은 양약과는 달리 성분만을 추출하여 사용하는 약재가 아니므로 간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대장암 환자의 경우 종양표지자인 CEA(암태아성 항원) 수치가 건강식품의 복용으로 상승할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재발에 의한 것인지 건강식품으로 인한 상승인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복용하지 말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더욱이 이 책은 검증받지 못한 치료법으로 민간요법, 대체의학, 건강식품회사에서 나오는 홍보책자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한약’을 끼워 넣어 그 의도를 의심케 했다. 암센터팀은 서울아산병원의 사례를 들어 “미국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유방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도중에 간 기능에 이상이 발생했다”면서 그 이유를 민간요법과 한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한의원에서 처방한 한약을 복용해 암 치료환자의 간이 나빠진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암센터팀은 또한 ‘민간요법’과 ‘한약재’, ‘한약’의 개념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해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 문맥상으로 보면 민간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일 품목의 한약재인 건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한약재와 한약을 엄밀히 구분하지 않는 일반독자 기준으로 보면 마치 ‘한의사가 처방한 치료제인 한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도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

ID가 krsna인 한 한의사는 “‘암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책의 내용은 민간요법과 한약재, 한약을 모두 동격으로 놓고 있다”면서 “타 민간요법의 폐단에 한약을 같이 배치시켜 한의사가 조제한 한약까지 근거 없는 민간요법과 같은 류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조장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의사들도 앞으로 방송이나 양의사들의 발표시 건재와 건강식품, 탕제원의 개소주를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과 구분해 표기하도록 한의협이 나서서 계몽하고, 나아가서는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은 민간요법과 확연히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상봉 한의협 홍보이사는 “10여 년 전 한의원과 한약방이 다름을 홍보했듯 앞으로는 한약과 민간요법이 다름을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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