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인정의’ 결국 딴살림?
상태바
‘전문의’, ‘인정의’ 결국 딴살림?
  • 승인 2006.03.10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한의사 수 증가, 표방 임박으로 결정 서두른 듯

‘인정의’는 한의학의 발전과 임상능력 향상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전문의 자격 획득이 어려운 일반 개원 한의사가 ‘전문의’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식화 될 공산이 높아졌다.
한의협은 최근 열린 전국이사회에서 인정의 제도 시행과 관련, 내년 1월부터 8월까지 시험문항을 개발하고, 12월에는 시험을 시행한다는 일정까지 못 박은 데다<표 참조> 8개 전문과목 학회의 입장이 크게 변한 것이 없어 결국 딴 살림을 결심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서울의 모 한의사는 “당초 개원한의사협의회가 인정의를 들고 나왔던 이유는 재교육을 통한 임상 능력 증대가 필요하다는 점도 있었지만 학회 등 전문의 측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의 의미도 있었던 것”이라며 “그러나 제도가 개선될 수 있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더 있느냐”고 털어 놓았다.

1990년 5천792명이던 한의사 수가 2005년에 1만5천198명으로 2.6배 증가했고, 매년 750명 정도가 새로 배출되는 상황에서 ‘한의사’라는 이름만으로는 경쟁해 나가기 어려워 전문성을 표방하고 집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현재 전문한의사 수는 올해 제6차 전문의시험에 합격한 164명을 포함해 총 1천177명이다.

전문의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양방전문의 제도가 정착돼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전문한의사는 전문한의사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비쳐질 공산이 크다. 또 복지부가 전문의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개원의가 수련을 거치지 않고 전문의자격을 취득하는 데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한의사들도 근 2천명에 달하고, 2009년부터는 전문과목 표방이 가능해 복지부의 결정을 앉아서 기다릴 수 없는 처지여서 전문의와 인정의간의 대립 구도로 향하게 된 것으로 보여 진다.

한의협은 인정의 제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한의협은 제도의 시행 및 관리 등 행정적 업무를, 시험 시행과 연수교육 관리는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이, 연수교육과 임상수련은 관련단체에서 주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인증과목의 결정이나 세부규정마련에는 보다 신중히 접근하기로 했다.
한의계의 한 관계자는 “한의계의 몸집이 커졌고, 전문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정부가 인정하는 전문의자격을 전 한의사가 취득하고 각 분야에 집중해 한방의료를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으나 현실에 막혀 무산되고 있는 것 같다”며 “비록 전문의와 인정의가 대립하는 양상으로 비추어질 수 있겠으나 오히려 한의학문의 발전을 가속화 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국이사회에서는 타 단체에서 인정의를 취득한 경우 등 특례인정과 관련해서는 당초 추가 보수교육을 통해 인정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방안을 확정하려했으나, 구체적 세부계획은 한의학술인증위원회에서 확정짓기로 해 인정의에 관한 규정 개정안 중 부칙의 특례 인정조항은 삭제했다.

이제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