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건강 지킨다(29) - 약이 되는 음식
상태바
한방으로 건강 지킨다(29) - 약이 되는 음식
  • 승인 2006.02.2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Q) 한의학에서는 음식을 어떻게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A) 네 가지 성질과 다섯 가지 맛의 조화로운 섭취가 최선

음식은 뜨겁고 따뜻하고 시원하고 찬 4가지의 성질이 있고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다섯 가지의 맛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4가지 성질과 5가지 맛을 얼마만큼 조화롭게 섭취하느냐가 음식 섭취의 기본 원리이다. 음식을 먹으면 오장육부의 작용을 돕고 기혈을 보충하며 몸이 충만해지도록 한다.
그러나 음식은 자기 나름대로의 성질과 효능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잘 이용할 수 있다면 훨씬 일상생활의 간단한 질환을 스스로 예방할 수 있게 된다.

■ 차고 뜨거운 것을 조화롭게

음식의 4가지 성질을 이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유용하다.
그 음식이 뜨거운지 따뜻한지 시원한지 찬 지는 누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인간 스스로의 경험과 자기 관찰에 의해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이 차가울까? 뜨거울까? 당연히 차다. 인삼이 차가울까? 뜨거울까? 뜨겁다. 좀 들어가서 생강이 따뜻할까? 시원할까? 따뜻하다. 배는 따뜻할까? 시원할까? 시원하다.

그렇다면 여름에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설사하는 탈이 났을 때 아이스크림을 먹어야할까? 생강차를 먹어야할까? 생강차를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감기에 걸렸는데 열이 많이 나고 기침을 한다면 인삼을 먹어야할까? 배를 먹어야할까? 시원한 배를 먹어야 열이 좀 내리면서 기침도 잦아들 것이다.
음식에서도 여름에는 시원한 메밀이 들어있는 냉면을 먹어서 더위를 식히고 겨울에는 따뜻한 곰국을 먹어서 추위를 막는다.

자연계에 춥고 더운 사계절이 있듯이 사람의 몸속에도 이러한 4가지 기운이 있다. 몸이 찬 사람이 있다면 따뜻한 계통의 음식을 먹는 것이 이롭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음식뿐만 아니라 자연계에 있는 모든 사물에도 이러한 성질이 있다. 자연의 자연스런 사물의 성질을 이용해 인간 스스로의 몸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한의학적인 음식섭취이다.

자연이 음양의 이치에 따라 성질이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듯이 인간의 몸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이러한 치우침은 당연한 것이다. 치우침이 없다면 변화도 없다. 치우쳐 있는 모든 사물이 서로 관계하고 반응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 우주이다.

■ 맛에 따른 인체장기의 영향

다음에 다섯 가지 맛을 조화롭게 섭취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음식에 비타민이 있는지, 단백질이 있는지 하는 성분이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성분을 알면 그 음식을 더 잘 섭취할 수 있겠지만 단지 다섯 가지 맛을 조화롭게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먹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다섯 가지 맛에 따라 음식이 오장육부에 각각 다르게 작용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맛에 따라 인체에 효능이 달라진다고 보았다.

▷ 辛(매운맛) : 우선 매운 맛을 발산하고 기혈을 돌게 하면서 눅눅하게 한다. 그리고 폐를 북돋아준다. 매운 맛을 먹으면 땀이 나면서 뻐근했던 온 몸이 풀리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매운 맛은 그런 작용이 있다.
감기를 예로 들면 초기에 몸살이 날 것처럼 괜히 삭신이 쑤시고 약간 열이 오르면서 콧물이 나온다면 이 때 매운 맛이 나는 생강이나 계피 같은 것을 먹고 땀을 조금 낸다면 몸이 가뿐해질 것이다. 더 나아가 폐에 찬 기운이 들어가 약간의 찬바람에도 기침이 멈추지 않고 천식까지 생기려고 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다. 이럴 듯 한의학은 원리는 간단하지만 그것의 응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 甘(단맛) : 단 맛은 긴장된 것을 풀어주고 소화를 돕는다. 그리고 비위를 북돋아준다. 평소 잘 체한다면 단맛이 나는 엿이나 엿기름을 권할 수 있다.
아기가 약간 놀래서 긴장한 상태에서 운다면 꿀물을 조금씩 떠 먹여 주는 것도 좋다. 중요한 사람을 처음 만나는 어색한 자리가 있다면 단맛이 나는 사탕을 권하거나 꿀차를 같이 마셔보는 것은 어떤가? 단맛은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해주고 편안하게 해준다.

▷ 酸(신맛) : 신맛은 수렴작용이 있으면서 진액을 만들고 부드럽게 해준다. 간장을 도와준다. 볕이 뜨거운 사막을 걷다가 힘이 빠져서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이때 우리는 무슨 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가장 힘이 날까? 바로 신맛이다. 신맛은 수렴작용이 있어 밖으로 배출되는 땀을 억제해 준다.
그리고 간에 작용하기 때문에 피로를 잘 풀어주고 딱딱하게 굳어진 근육을 부드럽게 해준다. 여름에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 있다면 신맛이 나는 시원한 오미자차를 마시기를 권하고 싶다. 운동하다가 근육이 뭉쳤다면? 이때도 신맛을 먹으면 좋다. 우리는 간단한 하나의 사실을 가지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 苦(쓴맛) : 쓴맛은 수분을 배출시켜 건조하게 하고 단단하게 한다. 그리고 심장을 도와준다. 쓴 맛은 염증과 관련이 많은 데 인후염으로 목이 붓는다면 쓴맛이 나는 도라지를, 무릎이 붓는다면 두릅뿌리를 먹는 것과 같다.
쓴맛은 몸의 면역반응을 극대화시키는 데 한의학적으로는 열을 꺼주고 수분을 배출시킴으로써 몸을 단단하게 지켜주는 것으로 이해한다.

▷ 鹹(짠맛) : 짠맛은 딱딱한 것을 풀어주고 수액대사가 잘 되도록 한다. 신장을 도와준다. 임파선염이 있다면 다시마나 바닷말을 먹는다. 종기가 생겨서 부어 있고 아프다면 짠맛이 나는 미역을 먹어도 좋다. 피부에 붙여도 된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약해서 생기는 요통이나 부종에는 한약을 소금물에 담갔다가 볶아서 사용한다. 이는 짠맛을 이용해 한약의 기운이 신장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 맛은 오장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어떠한 것이든 넘치거나 부족하면 좋지 않다. 짠맛이 신장에 좋다고 무한정 좋을 수는 없다. 심하면 신장을 상하거나 심장을 상하기도 한다.
어느 한 가지 맛을 많이 먹거나 전혀 먹지 않는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다섯 가지 맛을 조화롭게 섭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식생활을 하는 데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이라고 본다.

박용신
대한예방한의학회 총무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