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형상의학회 30년 조명 - 학회의 태동과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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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형상의학회 30년 조명 - 학회의 태동과 발전
  • 승인 2006.02.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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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재단 설립으로 한의학발전에 기여


대한형상의학회(회장 정행규)는 지난 2월 11일 서울 교육문화회관 가야금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형상의학의 창시자인 芝山 朴仁圭 선생의 유덕을 기리며 학회의 새출발을 다짐했다. 학회는 이날 기념식을 계기로 향후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한편 형상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로 결의했다. 창립 이후 크고 작은 변화들을 겪으며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형상의학회의 30년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사람은 생긴대로 병이 온다’는 形象醫學을 공부하는 大韓形象醫學會는 1976년 2월 22일(음력 1월 15일) 大韓正統韓醫學會로 출발했다.
원래는 학회가 설립되기 전인 1972년 즈음 몇몇 한의사들이 모여 소모임으로 공부를 하다가 입소문을 타면서 정식으로 학회를 세우고 1기 회원 6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처음엔 서울 종로 5가에 소재한 보생한의원과 故 권오달 선생(전 서울 종로구 장춘한의원장)의 자택과 한의원을 오가며 강의했으나 점차 강의를 들으려는 한의사 수가 늘어나자 지금의 종묘주차장 자리에 있던 지산 선생의 세운당한의원에서 강의를 이어갔다. 그러다 1981년 6월 지산 선생이 서울 관악구로 한의원을 이전하면서 학회의 명칭도 大韓傳統韓醫學會로 바꿨다. 1989년에는 학술부장, 재무부장, 감사, 고문, 지도위원 및 교수진들을 위촉하며 학회의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지산은 생전에 ‘醫者三訓’을 강조했다. 醫者는 먼저 醫學에 대한 자신의 主觀을 세워야 하고,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는 恒心을 가지고 학문을 체득하며, 세상사를 박식하게 두루 알아야 하고, 이렇게 체득한 의술로 널리 덕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학회 회원들은 늘 새벽강의를 듣거나 진료에 임하기 전에는 이 문구를 되뇐다.

학회 창립초기에 창안된 遠行은 지산이 스승과 제자 사이의 배움의 거리를 좁혀 합일을 구한다는 취지로 만든 행사이다. 한번은 지산이 생전 제자들과 대전 유성 동학사에 원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단골 설렁탕집에서 식사하면서 제자들은 설렁탕이 평소보다 맛이 조금 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산은 “이 집의 주방장이 오늘 허리가 아플 것”이라고 말해 모두들 의아해 했단다. 한 사람이 주방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내가 허리 아픈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며 놀라더라는 것. 이에 지산이 “허리는 腎의 집인데 腎은 허리의 건강을 주관하고, 腎의 맛은 짠맛이다. 그런데 허리가 안 좋으니 맛을 짜게 먹지 않겠는가!” 라고 말했다고 하는 일화는 지금도 제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1992년에는 서울 강남 역삼동 반도유스호스텔에서 ‘한의학의 올바른 인식’을 주제로 첫 학술대회를 개최, 1996년에 제2회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이후 1999년부터는 매년 학술대회를 통해 최근까지 모두 93편에 이르는 논문을 발표했다. 1993년 5월에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으로 학회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점차 학회의 틀을 갖추었으며, 1997년에는 부산지부(현·당시 지부장 박태숙)를 개설해 이 지역 회원 52명을 모집하며 학회의 성장을 일궈나갔다.

■ 大韓形象醫學會로 명칭변경, 재도약

2000년 6월 학회의 명칭을 大韓形象醫學會로 변경하면서 학회는 재도약한다. 명칭 변경에 앞선 같은 해 1월 2일 지산이 73세로 생을 마감하게되면서 주위에서는 ‘조직이 와해될 것이다’ 혹은 ‘형체만 남고 흩어질 것이다’는 등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성태 이사장과 정행규 회장 등을 비롯한 지산의 제자들은 오히려 이 시기를 학회 재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선생이 남기고 간 재산 15억원으로 재단법인 ‘形象財團’(이사장 조성태)을 설립, 고인의 못다한 뜻을 장학사업으로 펼치는 등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더욱 활발하게 학회 활동에 매진해 나갔다.

한의학발전 기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형상재단은 2001년부터 전국의 우수 한의대생들을 매년 선발해 5차례에 걸쳐 모두 1억 1천2백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고, 지산 학술상 명목으로도 4차례에 걸쳐 총 4천70만원이 지급됐다. 그밖에도 한의대 교수와 한의학연구원 및 한의학 관련 학술단체 등에도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2001년 9월에는 ‘形象醫學會報’(발행인 정행규·편집인 오수석)를 발간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제22호를 발간했다. 아울러 2004년 3월에는 대한한의학회 정회원 분과학회로 거듭나면서 형상의학 인정의 55명을 배출했다.

■ ‘생긴대로 병이 온다’는 형상의학

형상의학은 자연인의 形象을 보고 그 속에 내재된 원리에 입각해 生理, 病理를 규명하고 診斷과 治療에 응용해 養生의 방법을 찾는 것을 말한다. 즉 形象 觀察을 위주로 인체의 精·氣·神·血, 五臟六腑, 外形, 六氣 및 雜病 상태를 바르게 파악하고 病理와 治法을 구해 疾病을 治療하고 豫防하는 것으로 간단히 말해 ‘생긴 대로 병이 온다’고 보는 것이 특징이다. 즉 ‘形象’이란 현재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내외적인 여건에 따라 體外로 나타나는 모든 發顯象을 뜻한다.

한의학 고전의 여러 부분에서 인체의 건강상태를 인체의 외부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形象醫學의 한 근거가 됐다.
形象醫學에서는 환자를 진찰해 병리를 규명하고 처방을 구하는데 있어 形象을 관찰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할 뿐만 아니라 形·色·脈·症의 네 가지를 합해 四診을 완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이미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데 지산은 이를 개발하고 종합해 이론과 임상에서 체계화시켰다는 데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형상학회가 한의계에서 가장 의미있는 일을 한 것은 이러한 전통한의학의 복원이라 할 수 있다. 오수석 학회 편집이사(41·경기 광주시 인보한의원)는 “이는 한국한의학의 정통성이 동의보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지금까지의 증치위주 의학에서 형색맥증 위주로 보면서 타고난 체질, 성정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내 중국한의학의 아류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대학의 교수들 마저 동의보감은 임상처방집, 증례집 정도로 여겼었지만 동의보감은 전통한의학의 정수를 담은 아주 정교한 바이블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동의보감출판사(대표 김진목·경남 하동 쌍계한의원장)는 2001년부터 4년 간의 번역 작업을 거쳐 2005년 1월 ‘대역 동의보감’을 발간했다. 이 책은 형상학회 정행규 회장의 지도아래 김진목 원장이 출간을 기획해 윤석희·김형준·최철한·전지훈 씨 등 8명의 한의사들이 4년 간 번역 및 교정작업에 참여했다.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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