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76] 太上黃庭外景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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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76] 太上黃庭外景經
  • 승인 2006.01.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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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羲之 筆法으로 쓴 수련비결

『黃庭經』은 정확한 성립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東晉의 葛洪(283~363)이 저술한 『抱朴子』·遐覽편에 이미 저록되어 있으며, 魏·晉 시대에 걸쳐 중국에서 매우 유행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흔히 『황정경』이라고 하면 『太上黃庭外景玉經』, 『太上黃庭內景玉經』을 지칭하는 것으로, 전자가 먼저 성립되었고, 후자인 『태상황정내경옥경』은 上淸派 도교신도들이 외경경을 바탕으로 改作한 것이라 한다. 이처럼 『황정경』은 초기 도가를 대표하는 수련 서적의 하나이다. 때문에 주해서도 많은 편인데, 그 중 粱邱子와 務成子의 주석이 유명하다. 여기서는 務成子가 주석을 달고 鳳崗子가 교정한 판본으로 설명하기로 한다.

첫머리에서 제목의 ‘太上’은 太上老君, 즉 老子를 지칭한다. ‘黃庭’의 “黃은 二儀[陰陽]의 곧은 色이요, 庭은 방위에서 가운데이니, 가까이 몸에서 그것을 찾으면 脾가 주관하는 것이요, 멀리 象에서 찾으면 天理가 스스로 모이게 된다.”라고 하였으니, 務成子의 풀이에 따르면, 곧 目을 말한다.

한편, 서문에 등장하는 王右軍은 우리에게 명필의 대명사로 익숙한 王羲之(307~365)를 말한다. 그는 東晋 왕조에서 右軍將軍의 벼슬을 하여 ‘왕우군’이라고 불렸다. 처음에 西晉의 여류 서예가인 衛夫人의 書風을 배웠고, 뒤에 漢·魏의 비문을 연구하여 해·행·초의 각 서체를 완성함으로써 예술로서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일찍이 속세를 피하려는 뜻을 품어 355년(永和 11)에 벼슬을 그만두고 경치가 아름다운 산수간에서 지인들과 淸談을 나누며 소일하였으며, 또 道士 許邁를 따라 採藥에 몰두하는 등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다가 생을 마쳤다.

그가 남긴 해서의 대표작으로 이 책 『황정경』이 손꼽힌다. 그밖에도 행서로는 『蘭亭序』, 초서로는 자신이 쓴 편지를 모은 『十七帖』이 옛날부터 유명하다. 이외에도 그가 남긴 필적이 많지만 肉筆 그대로는 아니어서 眞跡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짐작된다.
왜냐하면 唐 太宗이 왕희지의 글씨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온 천하에 있는 그의 글씨를 모두 모아, 한 조각까지도 애석히 여겨 죽을 때 자기의 관에 넣어 묻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전해오는 필적만 보아도 그의 書風은 典雅하고 힘차며, 귀족적인 기품이 높다.

본문은 책을 묶기에는 적은 분량이지만, 암송하기 쉽게 七言歌訣 형식으로 쓰여져 있으며, 크게 보아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 上部經은 老子가 이 책을 지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뒤이어 인체의 모습과 수련의 과정에 대하여 묘사하고 있는데, 위로는 黃庭 아래로는 關元이 있고, 뒤로는 幽闕, 앞에는 命門이 위치한다. 이러한 몸 내부에서 수련은 호흡의 들이쉬고 내쉼, 玉池[침]의 이동에 의하여 이루어 지는데, 그 가운데 精이 쌓이고 氣가 운행되며 神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2) 中部經에서는 홀로 고요히 앉아 恬淡한 마음을 가지고 수행해야 한다면서 道의 모습을 해가 뜨고 달이 지는 것에 비유하여 묘사하고 있다. 특히 이 장에서는 三陽, 三神 등의 단어로 수행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난해한 단어로 인하여 그 의미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3) 下部經에서는 정과 신의 오르고 내림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喉농 六腑(肝, 心, 脾, 肺, 腎, 膽) 七竅 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황정경』은 脾臟을 상징하는 황정을 중심으로 도교적 신체관과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는 五臟神을 비롯하여 인체에 머무르는 여러 신들을 설명하고 있다. 인체를 설명하는 이러한 고대의학의 개념적 틀은 실제 醫學의 내용과 비교할 때, 맥을 같이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독자적인 내용들도 있다. 비록 신비주의적인 색채가 다분하지만 이 또한 인체를 대상으로 사유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를 되새겨볼 만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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