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인술(仁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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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想] 인술(仁術)은…
  • 승인 2006.01.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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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규(임일규한의원장)

신문과 방송을 통해 인술봉사, 사랑의 인술, 세계 오지에서 펼쳐진 인술, 지구촌에 코리아 인술, 인술보국, 참인술인 등 ‘인술’이란 단어가 의료계와 사회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어사전에서는 인술을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란 뜻으로 의술(醫術)을 일컫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옛 사람들은 의료에 대해 지지적이었다. 의술은 인술이라 하여 그 뜻을 높이 하였으며, 의술을 행하는 사람들을 성인(聖人)시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인술의 부재(不在)를 많은 사람들이 느낄 것이다.
의학기술 분야가 놀라운 발전을 했는데도 의료와 의료인에 대한 불신이 깊어만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료인으로써 자성(自省)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

그러면 인술의 참뜻은 무엇인가?
인(仁)이란 사람인(人)과 두이(二)가 합친 글자로, 어짐과 인자한 것이요, 남을 사랑한다 불쌍히 여긴다. 서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말한다.
즉 두 사람이 가까이 지낸다는 뜻에서부터 생긴 글자로 사람은 두 사람만 있어도 사랑할 줄 안다는 뜻이 있으며, 또 두 사람이 가까이 하는 데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인(仁)은 사랑이요, 술(術)은 그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이다.

인술은 죽어가는 생명을 사람의 어진 심정으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과 정성을 다해 생명을 구하는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의술(醫術)과 인술(仁術)은 다르다.
의술은 의학적 수단으로 고귀한 생명을 지켜주는 일로서 사람의 지식으로 만들어낸 기술에 불과하다.

인술이란 말은 제물(祭物)이 되어 죽음의 길로 끌려가는 소의 처량한 모습을 보고 차마 그냥 있을 수 없는 측은한 마음에서 그 소를 살려주게 했다는 말을 들은 맹자가 “그것이야말로 인술입니다”라고 한 것에서부터 인술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 장기려와 슈바이처

우리나라에는 인술을 실천한 표상으로 의사 장기려 박사가 있다. 세계적으로는 독일의 의사 슈바이처 박사가 있다.

장기려 박사는 의사를 한 번도 못보고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는 맹세를 실천한 인물이다.
그는 헌신적인 의료봉사활동과 무료병원운영,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한 청십자 의료보험을 통해 인술을 펼쳐, 참의사이자 참스승, 참기독교인으로 1995년 85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45년간 이산의 아픔을 삭이며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다간 우리나라 참인술인의 표상이다.

슈바이처 박사는 21세의 대학생 시절 놀라운 결단을 했다.
“30세가 될 때까지는 나의 학문과 예술을 위해서 살고, 그 후부터는 직접 인류봉사를 위해 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대로 실천한 인물이다.
1965년 90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52년간 아프리카의 정글에 들어가 흑인을 위한 의료봉사와 선교사업에 그의 생애를 바쳤다.

인술은 넓은 의미로 볼 때 의사만이 해야 하는 전유물은 아니다. 인술은 베푼다는 표현이다. 그러므로 재력이 있는 사람,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 학식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인술을 베풀 수 있는 사람들이며 당연히 인술을 베풀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의료인들에게만 인술을 강조한다.
정작 고통받는 사람이 어찌 병에 걸린 사람들만 있겠는가? 질병으로 고통받고 신음하는 사람보다 돈 때문에, 권력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 가난과 굶주림, 폭력으로 시달리는 사람이 많이 있다.
진정으로 인술은 의료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앞장서 베풀어야 한다. 그래야만 밝고 명랑하고 아름다운 건강사회가 될 것이다.

필자약력
▲동양의약대학 졸업 ▲대전대 한의대 조교수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고문 ▲강원도한의사회 명예회장 ▲現 춘천 임일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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