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75] 醫界之鐵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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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75] 醫界之鐵椎
  • 승인 2006.01.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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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東西醫學 比較論

日本의 和田啓十郞이 짓고 中國의 丁福保가 飜譯하여 1911년에 刊行한 의학평론서이다. 이 책은 전통의학의 활로 찾기에 腐心했던 일제강점기 조선의학계에서도 많이 읽혀졌던 책 가운데 하나로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비교하여 설명한 의학계몽서이다.

丁福保(1874~1950)는 중국 근대의 의학자로 字는 仲祜, 호를 疇隱居士 혹은 濟陽破衲이라 하였으며 江蘇省 無錫사람이다. 일찍이 경학 뿐 만 아니라 고문자학, 목록학, 훈고학에 밝았고 의학과 佛道를 고루 연구하였다.

그는 젊어서 京師譯學館에서 교직을 맡았으며,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60여종의 서양의학 서적을 번역하여 소개하였다. 저술로는『丁氏醫學叢書』를 편찬하였고,『四部總錄·醫藥編』을 펴냈다. 또 다른 저서로 『說文解子고林』이 있으며, 『中西醫刊』을 출판하여 서양의학 지식을 중국에 전파하는데 공헌하였다.

이 책은 전·후의 두 편으로 나뉜다. 전편에서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구분, 동양의학에서의 원인요법, 자연치유론〔自然療能論〕 등의 논설을 열거하여 동양의학의 특장을 논하였고, 아울러 동양의학에 대한 세간의 비난에 대해 간단한 변론을 수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양의학이 진부한 학문이 아니고 서양의학에서 취할만한 것이 적지 않다고 하였다. 이와 함께 下血, 小兒脚氣, 陰囊疝氣 등의 질병을 치료한 동양의학의 病案을 예로 들어 자신의 견해를 입증해 놓았다.

특히, 동서의 비교에서 동양의학에서는 동식물과 광물로부터 약물을 취하고 여러 약물을 배합해서 처방하지만 서양의학에서는 주로 광물성 약재가 위주이고 하나의 약물만 사용한다고 비교하였다. 또 동양의학에서는 脈診과 腹診이 위주이지만 서양의학에서는 打診과 聽診으로 분석하고, 서양의학은 과학이 근본이므로 외과술에 뛰어난 점이 있고 동양의학은 내과에 뛰어나지만 일정한 기준이 부족하여 과학이라는 언어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후편은 약물의 君臣佐使, 동양의학에서 사용한 전염병 치료약물, 염증성 질환에 下劑를 금기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내용 중에는 세속에서 통용되는 치료법과 의서에 나오는 학설을 인용하여 그 오류를 바로 잡고 자신의 주장을 덧붙여 양대 의학이 서로 교류 융합하여 의학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원저자인 和田啓十郞은 어린 시절 악성고질을 앓다가 전통의사의 치료로 완쾌되는 것을 경험하였으며, 21세 되던 해부터 본격적으로 의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이후 서양의학도 접하게 되어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비교하는 작업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러는 과정에 서양의학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비교 고찰한 19년간의 경험을 이 책에 담은 것이다.

마지막에 실린 제18장 後鑑은 의사들이 공부하지 않아서 실패한 경우와 환자의 집안에서 이유 없이 의사를 바꾸어 실패한 경우의 두 가지를 예로 들어 귀감을 삼고자 한 것이다. 결론에서는 동양의학을 비방하는 사람들은 醫界의 죄인들이라고 맹공격을 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장을 설정하지 않고 단지 소제목만 달고 내용을 채워 넣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어떤 체계성을 가지고 집필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논설들을 순서 없이 나열하고 있다.

원저자는 일본의술을 태고시기, 조선과 중국의 의술이 들어와서 횡행했던 德川 中葉까지의 시기, 서양의학이 들어와 전통의학이 쇠퇴한 시기의 3단계로 나누어 그 원류를 설명하고 있다. 근대에 서양의학이 들어와 한·중·일 3국의 전통의학이 모두 위기를 맞이한 즈음에 반향을 일으켰던 이 책은 당시 서양과학문명에 편승하여 東漸한 서의학에 대하여 전통의학계에서 어떻게 대응하였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 고침 : 지난 호(1월 9일자, 草窓訣)의 차수 ‘264’를 ‘274’(회)로, 또 내용 중 劉溥는 송대 劉溫舒와 다른 인물이기에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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